[인터뷰]임명희 목사 "코로나로 급식 중단 쪽방촌 굶고 있어...방역 앞서 돌봄 정책 필요"
영등포 쪽방촌 사역 광야교회 목사
1989년부터 무료 급식 30년째 이어와
하루 400~500명 방문...식사 제공했는데
코로나 4차 대유행에 급식·쉼터 운영 중단
"코로나 겪으며 복지 정책 부재 불만 느껴"
"교회 밥만 기다리는 사람들 위해 급식 허용했으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임명희 목사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광야교회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1.08.14. [email protected]
최근 뉴시스와 만난 서울 영등포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어려워진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과 사역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예배를 많이 드렸죠. 역전 광장에서도 집회도 하고 쪽방촌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전도 집회도 하고요. 또 쪽방에 자유롭게 들어가서 사람들과도 교제하고 예배드리는 것이 이뤄졌고 실내 급식소를 매일 운영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실내 급식, 야외 활동 등 모든 것이 중단됐어요."
임 목사는 1987년부터 34년째 영등포 쪽방촌에서 사역 활동을 해오고 있다.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급식, 쉼터 제공, 쪽방 상담소 운영, 중독자 치유, 전과자 돌봄, 합동결혼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진행한다.
특히 1989년부터 시작된 무료 급식은 1992년부터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자들에게 하루 세끼 제공됐다. 1997년에는 가장 많은 1300명 정도가 날마다 식사를 했다. 2007년에는 하루에 700-800명이, 2018년부터 500-600명이, 2020년부터는 하루에 400~500명이 급식을 받고 있다.
임 목사가 운영하는 쉼터에서 지내고 있는 노숙자는 1992년 50여명, 1997년에는 120-130여명, 2007년에는 70-80여명, 2018년부터는 54명에 달한다.
최근 코로나 19 4차 유행에 이 지역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무료 급식과 쉼터 운영 모두 중단됐다. 무료 급식 운영은 12일부터 재개됐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임명희 목사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광야교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1.08.14. [email protected]
이어 "방역을 위해 규제와 통제도 필요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돌봄이 필요하다"며 "이곳 주민들이 우리 교회에서 주는 밥만 기다리고 있다가 격리되니 해 먹을 것도 없어서 굶고 있다. 정부가 못하니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밥 퍼주는' 목사로 유명한 임 목사는 광야교회 모토를 '주다가 망하자'로 삼았다. 임 목사는 "이 사람들에게 있는 대로 무작정 퍼주다가 망하는 교회도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임명희 목사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광야교회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1.08.14.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교회 안에서만 설교하고 교회 안에서만 성경 공부하고 교회 안에서만 지지고 볶으면 세상과는 아무런 소통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임명희 광야교회 목사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에서 노숙자를 돕고 있다. 2021.08.14 [email protected]
임 목사는 "코로나 변종은 계속되어 나타나고 재난 재해가 가중되고 경제적 기근이 계속되어 살기 힘든 세상이 될 것"이라며 "복지가 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 실업자, 노숙자, 중독자, 전과자, 독거노인이 많아지면 복지가 필요해요. 그때 교회가 세상에 뭔가 해줘야 해요 모든 교회가 우리 교회처럼 어려움 사람들에게 '주다가 망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업자, 노숙자, 중독자로 내몰리는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 되어야 해요. 밥으로, 옷으로, 떡으로, 빵으로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면서 그들과 소통하고 섬기는 교회가 되어야 미래 사회에 교회의 존재감이 생기게 되고 교회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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