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슈퍼 선거' 키워드?…"정권 심판, 우파 약진, 민주주의 위기"-AP
美·英·佛·獨·EU 선거 집권 세력 교체 및 극우 약진 공통점
선거 부정과 불복, 유혈 시위 등으로 위협받는 민주주의
[카라카스=AP/뉴시스] 11월 27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국가정보국(SEBIN) 본부 인근에서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가족들의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부는 7월 대선 결과에 반발한 야권 지지자들과 시민들을 대거 체포하며 탄압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엔과 국제사회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 2024.12.31.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집권 세력 심판, 우파 약진, 민주주의의 위기.
AP 통신은 30일(현지시각) 2024년 한해 전세계 70여개국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나타난 키워드를 이같이 정리했다.
2024년, 집권 세력에 최악의 한해
미국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백악관에 다시 돌아왔다. 영국과 프랑스는 집권당이 총선에서 패했다. 독일은 집권 연합이 불신임을 받아 다음달 총선을 치른다.
일본은 야권의 약진으로 총리가 교체됐다. 한국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집권을 이어갔지만 집권 힌두 민족주의 바라티야 자나타당은 의회에서 과반을 잃어 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남아공에서는 높은 실업률과 불평등이 백인 소수자 통치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가 종식된 이후 30년 동안 집권해 온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등을 돌렸다. ANC는 5월 선거에서 과반을 잃어 야당과 연정을 해야 했다.
집권 세력이 ‘처벌’을 받은 곳은 세네갈, 가나, 보츠와나, 우루과이 등 부지기수다.
경제적 혼란과 세계적 불안정에 지친 유권자들이 집권 세력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분석했다.
미 조지아대 국제관계학과 카스 무데 교수는 프로스펙트 잡지 기고에서 “2024년은 극우에게는 좋은 해, 현직자에게는 끔찍한 해, 전 세계 민주주의에는 문제가 많은 해”라고 정리했다.
우익의 약진
6월 유럽의회 선거를 포함해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등 유럽 주요국 선거에서는 우익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영국 보수당은 14년만에 노동당에 정권을 내줬는데 나이젤 패라지가 이끄는 극우 영국개혁당이 처음으로 의회에 진입하고 ‘영국의 트럼프’로 불린 패라지도 의원이 됐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국민연합(RN)은 2차 투표에서 중도와 좌익의 연합견제에 집권을 하지 못했지만 어느 때보다 위협적이었다.
오스트리아에서 나치 친위대 전력이 있는 인물이 주축이 돼 창당한 오스트리아자유당이 9월 총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극우 정당이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2차 대전이후 처음이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9월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1당이 됐다.
앞서 이탈리아는 극우 정당 ‘이탈리아의형제들’을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가 2022년 집권했다.
민주주의의 위기
아프리카 모잠비크는 10월 대선에 불복하는 유혈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26일까지 사망자가 252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지아도 10월 총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항의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등 불복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
루마니아는 11월 대선에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1차 투표를 무효로 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했다.
방글라데시는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1월 선거에서 4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나 시위로 15년 통치가 끝나고 총리는 인도로 도피했다.
AP는 한국에서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도 민주주의 위기 사례에 포함했다.
스톡홀름 국제민주주의 및 선거 지원 연구소의 시마 샤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원하고 좋아하지만 실제 상황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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