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 낸 초등 교사, 항소심서 벌금형으로 감형

대전지법 "금고형 이상이면 강제 퇴직하는 점 고려"

대전고등법원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 사고를 낸 초등학교 교사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3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나경선)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씨에게 1심보다 가벼운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4월 11일 오후 10시 40분께 세종시의 한 도로에서 주행하던 중 다른 차량 뒷범퍼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6%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지난 2019년 4월 22일 대전지법에서 같은 죄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당연퇴직하게 된다는 사정을 참작해 달라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교육공무원법의 목적을 잠탈하는 것으로 주객이 전도된다"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준법 운전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죄로 피해자가 상해를 입는 등 죄책이 무겁기는 하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 중이며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초등학교 교사로서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당연퇴직하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 스스로 다짐하고 약속한 내용을 실천할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한편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받을 경우 유예 기간이 끝난 후 2년이 지나야만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