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진보 정치 전세계에서 종식…포퓰리즘 우파 득세-WSJ

등록 2025.01.07 10:42:29수정 2025.01.07 13:52: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경제 정체, 이민자 증가에 노동자 계층 반발

반이민 극우 세력이 기존 좌우 비판하며 득세

기후변화·사회정의·정체성 존중 정치 약화

[워싱턴=AP/뉴시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6일(현지시각) 미국 대선 선거인단 개표 인준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며 미소짓고 있다. 트럼프의 집권은 포퓰리즘이 공화당을 장악하면서 가능했다. 2025.01.07.

[워싱턴=AP/뉴시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6일(현지시각) 미국 대선 선거인단 개표 인준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며 미소짓고 있다. 트럼프의 집권은 포퓰리즘이 공화당을 장악하면서 가능했다. 2025.01.0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진보정치 운동이 끝났으며 포퓰리즘 우파가 득세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주요 선진국에서 지난 20년 동안 진보 정치가 중단되고 우경화가 진행됐다. 경제 악화와 이민자 증가에 노동자 계층이 반발하고 기후 변화 등 정책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것이 원인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재당선이 가장 극적이고 중요한 변화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사례도 많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유럽 전역에서 보수파와 포퓰리즘 우익 정당들이 전에 없이 득세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3분의 2에서 중도우파 주도 연립정부 내지 우파 참여 정부가 운영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 확산할 전망이다. 캐나다 진보 총리의 지지율이 바닥이며 독일도 중도좌파 정부가 무너질 전망이다. 독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 2위 정당이 중도 우파 및 극우 정당으로 나온다.

이런 현상에는 좌파와 우파가 정권을 교대로 차지하는 진자운동의 관성이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존 정당들이 세력을 잃고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로 대도시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노동자 계층이 정치인은 물론 학자, 금융인 등 기존 엘리트 세력이 자신들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민 증가와 무역 확대, 저성장이 겹치면서 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 확산이 분열을 확대하고 반체제 정당에 대한 지지를 높인다.

미국은 보수 공화당 포퓰리스트 트럼프가 장악

미국의 경우 기성 정당인 공화당이 승리했으나 공화당이 포퓰리스트인 트럼프에게 장악됐다.

중도 좌파 캐나다 집권 자유당은 보수당보다 지지율이 20%까지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캐나다 국민들이 쥐스탱 트뤼도 총리보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까지 했다.

캐나다 보수당도 다른 나라들처럼 포퓰리즘적 입장을 자주 강조한다. 트뤼도 총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탄소세 등 기후변화 대책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이민자 감축 등 유권자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유럽의 경우 실질임금 정체와 이민자 증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한층 더 거세다. 이로 인해 기존 보수 정당과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에 대한 지지가 강하다.

특히 중도 좌파 정당의 어젠다인 기후변화, 사회 정의 및 인종·성별·성적 취향을 존중하는 정체성 정치에 대한 지지가 약해지고 있다. 또 각국 정부는 국제 문제보다는 국내 문제를 중시하면서 안보와 환경 협력도 취약해지고 있다.

영국 노동당 집권 극우의 보수당 지지 잠식 덕분일 뿐

노동당이 보수당에 승리한 영국의 경우 일견 이런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보수당 패배는 기존 정당에 대한 거부감의 반영일 뿐 전체적 흐름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르지 않다.

경제 정체와 이민자 증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다른 나라들 못지않게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영국 개혁당이 보수당 지지를 갉아먹었다. 또 키어 스타머 노동당 총리는 취임 6개월 만에 지지율이 크게 낮아졌다.

이로 인해 포퓰리즘 정당이 “기성 정치 세력들이 여러분들을 망쳤다. 체제가 잘못됐다. 우리만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 유럽인민당이 최대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또 27개 회원국의 절반에서 유럽인민당 연관 정당이 집권한 상태다.

특히 독일 대안세력당(AfD), 프랑스 인민시위당(NR), 이탈리아의 이탈리아형제당 등 극우 정당들이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이들 정당 세력이 약진하면서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시위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유럽의원의 3분의 1을 차지했으며 프랑스 국회에서는 최대당이다.

독일의 반이민 민족주의 정당인 AfD는 지난 가을 지방 선거에서 동부 주에서 1당이 됐으며 다른 2개 주에서는 제 2당이 됐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AfD는 16~20%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수당인 기독교민주당에 이어 두 번째다. 기민당은 30~34%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기독교사회당은 1949년 재창당 이래 가장 낮은 지지를 받고 있다.

기민당에 대한 지지는 경제에 대한 불만이, AfD에 대한 지지는 반이민 정세가 주원인이 되고 있다.  

극우 포퓰리즘 세력 기성 세력 싸잡아 비판

기존 보수 세력은 현상 유지를 중시하지만 극우 세력은 기존 정치 세력을 싸잡아서 비판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현대 정치에서 집권 경험이 거의 없는 극우 세력이 이탈리아의 경우 온건화하면서 집권했으며 오스트리아에서도 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극우 세력이 보수 세력을 포함한 기존 엘리트 세력을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은 EU 체제와 자유무역에 대한 반대, 기후 변화 대책과 이민자 수용에 대한 강한 반대를 내세우며 중도 우파 세력과 대립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국민시위당이 중도우파 정부를 무너트리기도 했다.

독일에선 기민당이 AfD와 연정을 배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도좌파인 사민당과 녹색당과 연립해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도우파와 중도좌파가 연립하는 정부는 과감한 정책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불만만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극우 정당에 대한 지지가 한층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