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트뤼도 총리의 부상과 퇴장 정치 인생 25년-NYT
부친 15년 총리 지낸 가문에서 교사하다 정계 진출
43세에 자유당의 구원 투수로 총리에 당선
트럼프와는 1기부터 각을 세워 “美 51번째 주지사” 조롱도
[오타와=AP/뉴시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각) 오타와 총리 관저 앞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캐나다를 약 10년간 이끌었던 트뤼도 총리가 당 대표와 총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25.01.07.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캐나다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총리로 국내외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6일 당대표 사임을 발표하면서 일단은 정계에서 한 발 물러나게 됐다.
당분간 총리직은 유지하지만 자유당 당대표가 선출되는 대로 총리직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 총리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 교사를 하던 트뤼도의 정계 진출과 부상 그리고 퇴장까지의 25년을 조망했다.
NYT는 트뤼도가 최근 몇 달 정치적 어려움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외교 회동 때마다 팬들이 줄을 서서 함께 셀카를 찍을 정도로 사랑받았던 지도자의 충격적인 몰락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트뤼도가 태어난 1971년 부친 피에르 트뤼도는 총리였다. 부친은 2차례(1968∽1979, 1980∽1984)에 걸쳐 15년간 총리를 지냈다.
트뤼도는 2000년 9월 부친이 별세했을 때 했던 추도사에서 정치적 열망을 드러냈다고 NYT는 소개했다.
그는 2008년 36세에 고등학교 교사에서 의원에 선출돼 25년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가라테 검은 띠를 딴 보수당원을 상대로 자선 복싱 경기에서 이겨 정치적 위상과 인기를 높였다.
그가 43세로 역대 두 번째 최연소(역대 최연소는 1979년 조셉 클라크 39세)로 2013년 총리가 됐을 때는 위기에 처한 자유당을 구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재임 기간 캐나다 최초의 젠더균형 내각, 환경 운동가, 난민 권리와 원주민 권리 옹호자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 보그 잡지는 2015년 그를 ‘캐나다 정치인의 꿈’이라고 칭송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해 무슬림이 거주하는 일부 국가에서 미국으로의 입국을 금지하자 트뤼도는 소셜미디어에 “박해, 테러, 전쟁을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을 환영한다.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다”고 각을 세웠다.
트뤼도는 2016년 윤리위원회에 의해 신고하지 않은 사치스러운 무료 휴가로 이해 상충 규칙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미지가 손상됐다.
2018년에는 기자 성추행 의혹도 불거졌으나 그는 이를 부인했다.
이듬해에는 그가 학생이었을 때와 2001년 사립 예비학교 교사였을 때 블랙페이스나 브라운페이스를 한 사진도 나와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트뤼도는 백신 정책에 대한 시위에 대해 국가비상 사태를 선포하는 등 조치로 대중의 신뢰를 잃었다.
이어 주택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지지를 갉아먹었다.
외교적으로는 인도 정부 요원의 브리티스 컬럼비아 시크교 지역 지도자 암살 의혹으로 인도 정부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좌파 성향의 신민주당이 입법 통과에 필요한 지원을 철회하면서 트뤼도의 자유당은 사면초가가 됐다.
트뤼도는 최근 3년 동안 300만 명에 가까운 이주민을 받아들여 의료 및 기타 서비스에 부담을 주자 비로소 이민 정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부총리 겸 재무장관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가 갑자기 사임하면서 트뤼도는 집권의 날개를 잃었다.
트뤼도는 지난해 11월 25일 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을 찾았으나 “캐나다 상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말을 들었다. 12월 10일에는 트럼프가 그를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라고 조롱했다.
트뤼도의 퇴장에는 국내적 요인과 함께 트럼프의 당선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뤼도 총리는 25년의 정치 인생을 보낸 올해도 50대 초반에 불과해 그의 향후 진로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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