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유통 미래는①]줄어드는 아기 울음소리…유업계, 분유대신 단백질 제품
"출산율 감소 지속"…2020년 출생아수 26만명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
유업계 "우유 팔아도 남는 게 없다"…단백질 제품 신성장 동력 주목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본격화 하면서 유업계가 성인 단백질 시장을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수 년 간 출생률 감소로 성장성이 둔화된 유업계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단백질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단백질 제품을 내세운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단백질이 건강 관리를 위한 필수 영양소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과거 운동을 하는 이들 위주로 찾던 제품이 아닌 전 연령대가 즐기는 식품이 됐다.
유업계의 전략은 맛과 영양 두마리 토끼 모두 잡기다. 기존 단백질 보충제는 파우더 형태로 출시 돼 음용 뿐 만 아니라 보관과 관리가 어려울 뿐더러 맛도 없다는 고정 관념으로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유업계가 선보이고 있는 단백질 제품들은 RTD(Ready To Drink) 형태로 출시돼 음용하기 편한데다 다양한 맛으로 '단백질 보충제는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출산율 감소 지속"…2020년 출생아수 26만명 통계 작성 어래 최저치
신생아들의 울음소리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출생아 수는 2016년까지 40만 명대를 유지했지만 2017년 30만 명대로 감소했고 2020년 처음으로 20만 명대로 쪼그라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에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한국밖에 없다. 세계로 넓혔을 경우 홍콩(0.75명)을 제외하면 한국이 236개국 중에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반면 사망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1만7800명으로 전년보다 1만2800명(4.2%) 늘었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은 한국의 사망자 수가 2030년 40만명을 넘어서고, 2070년에는 70만명으로 2020년에 비해 2.3배가량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구성비는 올해 17.5%에서 2070년 46.4%로 급증할 것으로 본다.
"우유를 팔아도 남는게 없다" 고민하는 유업계
낙농진흥회의 우유소비통계에 따르면 1인당 흰우유(백색시유) 소비량은 2016년 27㎏에서 2021년 26.55㎏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유제품의 국내 소비량은 2016년 391만3515t에서 2021년 444만8459t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인당 유제품 총 소비량은 2016년 76.40㎏에서 2021년 86.10㎏으로 늘어났다. 이는 흰우유 음용유 소비량은 줄어드는데 수입 유제품을 활용한 간편식·치즈 등의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다고 볼 여지가 많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유업계는 해마다 오르는 원유 가격을 꼽았다.
지난해까지 낙농가와 유업계는 원유 생산 원가를 연동해 원유 가격을 올리는 생산비 연동제와 낙농가 보호를 위해 의무 매입 물량을 정하는 원유 할당제를 적용하고 있었다.
비싼 가격에 원유를 구매할 수 밖에 없다보니 흰우유 가격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멸균우유 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될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율도 낮아졌다는 게 유업계 입장이다.
단백질 제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다양한 제품 쏟아져
반면 매일유업은 성인 영양식인 셀렉스를 앞세워 맛과 영양을 모두 잡는 전략을 취했다. 셀렉스는 성인 단백질 보충을 위한 제품으로, 현재는 생애 주기별로 영양 설계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매일유업 매출은 2019년 1조3933억원, 2020년 1조4631억원, 2021년 1조5519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9년 853억원, 2020년 865억원, 2021년 878억원으로 상승세다.
남양유업은 한국통합의학회 근감소증연구회와 함께 공동으로 설계한 고령친화식품 '하루근력'을 선보이며 성인 단백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제품은 중장년층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칼슘, 비타민A, 비타민C, 마그네슘, 아연 등 6가지 영양성분에 사코밸런스 복합물을 배합해 근력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됐다. 또 농협홍삼 6년근과 망막 구성성분인 루테인 등을 넣었다.
일동후디스는 프리미엄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이뮨은 소화가 잘 되는 산양유 단백질 등 엄선한 5가지 동·식물성 단백질을 6대 4로 균형 있게 밸런스를 맞췄다.
하이뮨 분말 스틱은 찬물에도 잘 녹는 'FB(Fluid Bed)' 과립 공법 기술력을 적용해 1일 1회, 스틱 2포를 물이나 우유에 타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1회 분량으로 삶은 계란 3개를 먹었을 때와 동일한 18g의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최근 닥터액티브를 선보이며 성인 단백질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들었다. 닥터액티브는 ▲단백질 ▲마그네슘 ▲망간 ▲아연 ▲셀레늄 등 식약처에서 인정한 9가지 기능 성분을 영양 설계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인 단백질 제품 시장은 해마다 높은 점유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라며 "신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됨에 따라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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