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에너지' 채우러 1월 가볼 만한 곳 ⑤1004섬 분재정원
1004섬 분재정원의 '애기 동백 숲길' 설경 (사진=1004섬 분재정원) *재판매 및 DB 금지
'겨울'이라고 해도 온 세상이 하얗거나 빛바랜 것만은 아니다. '푸르름'을 그대로 간직한 곳도 있다.
조선 후기 학자·예술가인 추사 김정희(1786~1856)가 그린 '세한도'(歲寒圖)가 설파하듯 조선 시대 선비의 '기개'를 상징한 '소나무'나 고대 유럽에서 '인신 공양'을 하던 야만적인 게르만족을 기독교로 교화하는 과정에서 '크리스마스'의 아이콘이 된 '전나무'처럼 '숭고한 정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유난히 힘겹게 겨울나기를 하는 우리가 이곳들을 찾는다면 분명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겨울에도 강한 생명력을 뽐내는 '자연 생태'인 덕이다.
새로운 희망으로 '푸른 뱀의 해'(을사년), 2025년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한국관광공사가 '푸른 기운이 가득한 겨울 여행지' 5곳을 추천한다.
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전라남도 신안군 무지개길 1004섬 분재정원은 압해도(압해읍) 지형이 서쪽으로 뻗어 나가는 곳에 자리한다.
약 5만평(약 16만5300㎡)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 분재 정원이다. 2009년 개원했다.
'분재원' '작은 수목원' '초화원' '쇼나 조각원' '애기 동백 숲길' 등이 갖춰져 있다.
애기 동백은 분재정원이 설립되기 전부터 터를 잡고 있었다. 분재정원이 들어선 뒤, 본격적으로 식재돼 현재 2만 그루가 넘는다.
애기 동백은 동백보다 키가 작아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도 5~7m까지 자란다.
가을 단풍이 모두 자취를 감추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새빨간 꽃을 피운다. 북풍한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봉오리를 활짝 연다.
한 그루에서 꽃 2000여 송이가 핀다. 날씨가 따듯한 해에는 분재정원에서 무려 4000만 송이가 만개한다.
한겨울 활짝 꽃을 피운 1004섬 분재정원의 '애기 동백' (사진=1004섬 분재정원) *재판매 및 DB 금지
'애기 동백 기념품 숍'을 지나면 자연스럽게 애기 동백 숲길로 접어든다. 3㎞에 달하지만, 누구나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경사로를 적당히 조절한 배려가 돋보인다.
숲길을 걷다 보면 새빨간 꽃잎과 짙푸른 나뭇잎의 묘한 대비에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포인세티아 대신 애기 동백 화분을 집에 들이고 싶어진다.
분재정원에서 놓칠 수 없는 시간은 일몰 무렵이다. 하늘과 서해를 물들이는 노을과 바다로 접어들기 전 마지막 햇빛을 받은 애기 동백꽃의 '붉은 미소' 대결까지 즐길 수 있어서다.
분재정원에는 애기 동백 숲길 외에도 즐길 장소가 많다.
쇼나 조각원은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쇼나 부족이 만든 조각 약 120점을 볼 수 있는 야외 전시장이다.
쇼나 조각은 현지 조각 공동체 '텡게넨게'에서 태동해 현대 조각의 한 흐름을 형성했다. 스페인의 파블로 피카소(1881~1973), 프랑스의 앙리 마티스(1869~1954) 등 20세기 대표 화가 작품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스케치 없이 돌 그 자체를 밑그림으로 삼아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1004섬 분재정원의 '쇼나 조각' 작품(사진=1004섬 분재정원) *재판매 및 DB 금지
폭포와 기암괴석으로 꾸며진 '암석원', 약 200년 전부터 전남 나주시 덕림리에서 내려온 배롱나무들을 기증받아 조성한 '배롱나무 정원' 등 '햇살 연못' 주변과 '애기 동백 카페'는 분재정원을 걷다 잠시 쉴 수 있는 장소다.
분재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역시 분재원이다.
'분재'란 나무, 꽃, 풀 등을 화분에 심어 보기 좋게 가꾸는 예술이다.
'야외 전시장'에는 분재 100여 점이 전시된다. 소사나무, 소나무, 보리수나무, 등나무 등이 주를 이룬다.
분재원 끝에는 분재 작품 300여 점을 전시하는 '유리 온실'이 있다. 동백, 수사 해당, 수양 매화, 산사나무, 마삭줄 등이 2단 유리 온실에, 수령이 1500~2000년에 달하는 주목을 활용한 작품이 신축 유리 온실에 자리한다.
1004섬 분재정원의 수령 2000년 된 주목 활용 '분재 작품'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최병철 분재 기념관'도 빼놓을 수 없다.
분재 작품 200점, 조경수 50점 등 분재 관련 자료를 이곳에 기증한 국내 분재학 1호 박사인 건국대 최병철 교수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12년 건립됐다.
'저녁노을 미술관'에는 우암 박용규 화백이 기증한 '금강산 만물상' '유곡' '출가' 등 한국화 작품이 전시된다.
미술관 안에 있는 '북 카페' 테라스에 나가면 서해 풍광이 펼쳐진다. 안좌도와 도초도, 비금도, 팔금도 등 신안군의 여러 섬이 손에 잡힐 듯하다.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은 쉰다. 그 외 매일 문을 연다. 운영 시간은 3~10월 오전 9시~오후 6시, 11월~이듬해 2월 오전 9시~오후 5시다.
이용료는 성인 1만원이다. 18세 이하, 신안군민, 군인,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무료다.
한편, 압해도는 전남 목포시와 2008년부터 압해대교로 연결돼 교통이 편리해졌다.
1004섬 분재정원의 '분재원' 중 '야외 전시장' (사진=한국관광공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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