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세습 국정조사' 실시놓고 여야 의견 대립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오른쪽), 바른미래당 김관영(가운데),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고용세습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민주당이 감사원 감사 이후 국정조사 논의라는 당초 입장에서 후퇴했지만 여전히 '고용세습' 실체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여야간 국정조사 협의가 순항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우선 한국당과 바른미래, 평화당은 이날 오전 국조요구서를 공동 명의로 제출했다. 이들은 국조요구서 제출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채용비리와 고용세습은 민간영역, 공공영역을 망라하고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고 우리 사회 안전마저 위협하는 사회적 범죄"라고 민주당의 협조를 압박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요구할 수 있다. 본회의 의결이 필요하지만 야3당이 합심할 경우 어렵지 않다. 단 그간 국정조사는 여야 합의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쉽지 않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는 국조요구서 제출 이후 비공개 원내대표 회동을 열어 관련 입장을 조율했지만 이견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르면 오는 29일 이후 국정조사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이나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단 국정감사 이후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 등 대형 현안이 많아 고용세습 국정조사가 이들과 '일괄 처리(패키지)' 형태로 합의될 가능성도 있다.
우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의 오보를 지적하면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보도되는 내용을 가지고 국정조사를 할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하려면 권력형 비리, 구조적 비리가 있는지 봐야한다"고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야권의 고용세습 국조요구서 제출에 대해 "이 문제는 당에서 중심적으로 야당과 논의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로서 우리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직접 대책을 내거나 그럴 계획은 없다"고 당에 공을 넘기는 모양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금주 안에 3당이 원칙적인 큰틀에서 (국정조사) 일정을 합의하기로 했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그럼에도 변화가 없었다"며 청와대도 비판했다. 고용세습 관련 제보가 많다고도 경고했다.
야3당은 앞서 제출한 국조요구서에 고용세습 논란을 일으킨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은 물론 국가·지방정부 산하 공공기관까지 사실상 전체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관련 사안을 들여다 보겠다고 적시한 바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몇 개 오보들로 인해서 필요성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서도 "야당 입장에서는 금주 중 그 부분을 잘 조율하고 부각도 시키겠다"고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단 야3당은 '정쟁요소를 제외하자'는 평화당의 요구를 수용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조사 범위에 명기하지 않는 등 '단일 대오'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고용세습 논란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서 찾는 한국당과 노조에 묻는 평화당간 입장이 달라 향후 국조계획서 수립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올수도 있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뉴시스에 "국정조사는 정부나 특정 정치인 대상이 아닌 구조적인 노조 비리를 뽑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노조가 주요 지지기반인 정의당은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을 국정조사까지 해서라도 밝혀야 할 사안임이 명백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사건을 함께 국정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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