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대학생 양말 흙, 강 흙과 유사…수영男 10m 거리"(종합)
한강 대학생 양말·의류 묻은 흙 국과수 의뢰 결과
"인근 토양 편광형상과 원소조성비도 편차 내 유사"
'수영하는 남자' 목격자들 제시 장소와는 10m 거리
국과수 "CCTV·목격자 등 사건 정황 종합 고려 필요"
한강 대학생 옷 토양 분석 불가…"토양 분리 어려워"
'한강사건 분석 보고서' 인터넷 유포…"위법사항 발견"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앞에서 경찰이 한강 실종 대학생 친구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10. [email protected]
25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국과수로부터 A씨 양말·의류에 묻은 흙 감정 결과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14일 A씨 양말·의류에 묻은 흙과 반포한강공원 인근 잔디밭, 육지와 물 경계 강가, 육지에서 강물 속의 5, 10m 지점 등 총 7곳의 흙을 채취해 국과수에 비교 분석을 의뢰했다.
이는 한강 지점별 토양분석을 통해 A씨 사망 경위를 알아보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또 A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40분께 '한강에서 한 남성이 수영하듯 들어갔다'는 목격자 제보가 나오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양말에 묻은 토양은 강가에서 10m 정도 떨어진 강바닥 지점의 토양과 유사한 것으로 나왔다"며 "인근 토양과 입자의 편광(빛의 굴절) 형상이 유사하고 알루미늄, 규소, 칼륨, 칼슘, 티타늄 등 원소 조성비가 표준편차 범위 내에서 유사하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 받았다"고 밝혔다.
또 양말에 묻은 흙은 반포한강공원 인근 잔디밭이나 육지와 물 경계 강가 등 '육지 토양'은 아니라는 국과수 소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즉, 입자 성분 등을 비교해봤을 때 A씨 양말에 묻어있는 흙은 '수중 토양'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A씨 양말에서 발견된 흙 성분은 앞서 수영하듯 강에 들어가는 남자를 봤다는 목격자들이 제시한 장소와 10m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야간인 점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단, 국과수는 수중 오염 등에 의한 결과일 수도 있어서 사건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정황은 CCTV, 목격자 진술 등을 같이 판단하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국과수는 A씨 옷에 묻어있던 토양과 관련해 "서로 다른 지역의 토양이 혼입될 수 있어 분리 시험할 수 없기에 혼합 전 토양과 혼합 후 토양이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B씨 옷에 묻은 흙 분석 결과는 아직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토양 분석 과정에 조수간만의 차는 크게 없을 것이라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서울경찰청 제공. 2021.05.25
경찰은 전날(24일)부터 수중 지형 등을 분석하고 향후 회신 받은 증거물과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해 사망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낚시꾼들이 본 '수영하는 남자'와 A씨 변사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선 여전히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목격자들이 본 수영하는 남성의 신원에 대해선 "남성 정도로만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입수자가 A씨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찰은 지난달 24일과 A씨 실종 당일인 25일 서울 지역에서 접수된 63건의 실종신고도 함께 들여다봤고, 소재가 확인 안된 남성 신원은 모두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한 네티즌이 경찰 수사에 불신을 제기하며 자체적으로 123쪽 분량의 '분석 보고서'를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한 것과 관련, "몇가지 위법사항이 발견됐다"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B씨를 범인으로 특정하며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위법 사항을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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