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 곡물수출 협상 참여 중단…"우크라, 흑해함대 공격 때문"
우크라 "러, 협상 파기 위해 거짓 구실"
유엔 "협상 위협하는 행동 자제해야"
[이즈미트=AP/뉴시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선박 '폴라넷'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즈미트만의 데린스 항구에 도착해 정박해 있다. 지난 5일 1만2000톤의 옥수수를 싣고 우크라이나 초르노모르스크항을 출발했던 폴라넷호가 튀르키예에 도착했다. 2022.08.09.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세바스토폴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오늘(30일)부터 흑해 곡물수출 협상 참여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협상 중단의 구체적 배경에 관해 "영국 군사전문가들이 이끈 우크라이나군의 행동으로 인해 민간 수출 선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선을 통제하는 이스탄불 합동조정센터(JCC) 내 러시아 대표단에게 적절한 지시가 내려졌다"고 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흑해함대 소속 소해함(掃海艦) 등 군함이 파괴됐으며, 그 배후에 영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운송 협정은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지난 7월22일 체결됐다. 120일 간 한시적으로 적용키로 한 당시 협정 조건에 따라 이해 당사국 간 연장에 합의하지 않으면 다음달 22일 만료된다.
러시아는 서방이 당초 합의와 달리 러시아산 곡물·비료시장 개방을 위한 물류 제재 중단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러시아 수출량이 늘지 않고 있다며 기존 협정 조건 개정 없이는 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다음달 협정 기간 연장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가 식량위기를 고조시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지난 21일 대국민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식량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선박 150척의 통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는 곡물수출을 협상을 파기 하기 위해 거짓 구실을 내세우고 있다"며 "모든 국가들이 곡물수출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스테판 뒤자릭 유엔 대변인은 "모든 당사국들은 수백만 명의 식량이 달린 흑해 곡물수출 협상을 위태롭게 하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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