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또 파행…'영구 휴전' 놓고 입장차 [이-팔 전쟁]
하마스, 3단계 휴전안서 '완전 철군, 영구 휴전' 목표
이스라엘 "일시 휴전일 뿐…종료 후 군사 작전 재개"
중재국 통한 협상 재개 가능성…카타르, 대표단 파견
[라파=AP/뉴시스] 6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라파 동쪽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영구 휴전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가 파행되고 있다. 2024.05.07.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결국 틀어지게 된 건 '영구 휴전'을 둘러싼 입장차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일부 지역에서 주민 대피령을 내린 지 몇 시간 뒤, 중재국 이집트와 카타르가 제안한 휴전안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관료들은 해당 휴전안이 이스라엘이 동의한 조건을 포함하고 있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하마스가 수락한 휴전안이 어떤 조건을 담고 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영구 휴전 조건에서 양측 입장이 결정적으로 갈린 것으로 파악된다.
하마스가 동의안 휴전안은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에선 6주 휴전에 이스라엘 인질 33명이 석방되며, 팔레스타인 수감자들도 대거 풀려난다. 이스라엘군의 부분 철수와 주민들의 북부로 자유로운 이동도 허용된다.
2단계는 '지속 가능한 평온'을 위한 6주간 휴전이 이뤄진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에서 대부분 철수하며, 팔레스타인 수감자 추가 석방을 대가로 하마스는 이스라엘 예비군과 일부 군인 등 인질을 석방한다.
마지막 3단계에선 카타르·이집트·유엔 감독하에 인질 시신을 교환하고 가자지구 재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가자에 대한 완전 봉쇄도 종료된다.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데이르 알발라의 알아크사 병원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을 앞에 두고 오열하고 있다. 2024.05.07.
하마스가 가자에서 권력 유지를 위한 영구 휴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를 인질과 포로 교환을 위한 일시 휴전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인질 송환과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 파괴라는 전쟁 목표 완수를 고수하고 있다. 이번 휴전 합의가 종료되면 가자에서 군사 작전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스라엘 철군 여부에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하마스는 모든 병력의 전면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전후 치안 통제권을 이스라엘군이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9년과 2014년 하마스와 충돌했을 당시 가자에서 군대를 철수했지만, 이번엔 그때완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이번 전쟁 발단이 된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기습 작전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면서, 이스라엘 지도부는 유사 사건이 다신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가자에서 치안 및 보안을 이스라엘군이 담당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하마스는 가자지구 완충지대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군의 장기 주둔을 거부하고 있다.
하마스 고위 관료인 가지 하마드는 지난 3월 이스라엘이 궁극적으로 완전 철수를 약속한다는 조건으로 휴전 협상 일환으로 단계적 철군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밝혔었다.
입장차는 극명하지만 협상이 이어질 여지는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의 제안이 이스라엘의 본질적 요구와 거리가 멀지만, 미국·이집트·카타르 중재자들과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외교부도 7일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대표단을 이집트 카이로로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