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10명 중 9명 "하반기 전공의 모집 반대"…35%는 사직 의사
전의교협, 의대교수 3039명 상대 설문조사 결과 발표
66.9%가 전공의 일괄 사직 반대…찬성 30.1%에 그쳐
"일괄 사직 책임은 정부에…의료체계 붕괴 멈춰야"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1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수련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수련병원은 미복귀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 규모를 확정한다. 정부는 이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정원을 결정해 오는 22일까지 일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024.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전국 의과대학 교수 90%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5%는 전공의가 사직하고 학생이 휴학한다면 사직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병원의 일괄 사직 및 대규모 하반기 모집에 대한 전국의대 교수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충남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전국 37개 의대 비대위와 대학, 1개 수련병원 교수 3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 반대하고 의료현장을 떠났던 전공의들을 일괄 사직 처리한 뒤 하반기 새 전공의 모집 절차에 들어간 데 따른 조사다.
이에 따르면, 병원의 전공의 일괄 사직 결정에 대해 66.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그 절반인 30.1%였다.
특히 89.2%는 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해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9.1%에 그쳤다.
'하반기 모집이 확정되면 해당 전공의를 뽑으시겠냐'는 질문에는 응답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50.2%는 '수련병원 상관없이 하반기 전공의를 뽑지 않겠다'고 했고, 44%는 '사직한 전공의는 뽑겠다'고 했다.
이어 '만일 전공의가 사직하고 의대생이 휴학하거나 유급된다면 사직을 하겠냐'는 질문에는 54.9%가 '사직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직하겠다는 응답도 34.6%에 달했다.
일괄 사직과 하반기 대규모 모집에 책임이 큰 사람이나 조직을 묻는 질문(복수 답변 가능)에는 정부라는 응답이 96.19%로 1위였다. 2위는 병원장(53%), 3위는 의사협회(9.6%)이었고 전의교협이라는 응답도 9.2%로 나타났다.
이번 일괄 사직과 대규모 모집이 앞으로 교수와 전공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묻는 질문에는 90.6%가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하반기 모집을 통한 사직 전공의들의 소속 병원 복귀 가능성에는 60.9%가 '필수, 비필수 가릴 것 없이 매우 낮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33.9%는 '비필수, 인기과 위주로 일부 복귀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번 하반기 모집으로 지방의료 붕괴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96.8%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전공의 사직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96.1%가 이탈이 시작됐던 올해 2월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전공의 복귀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49.4%가 '2025년 3월 내'라고 응답했다. 41%는 '2025년에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응답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교수와 전공의 관계는 병상 옆에서 환자를 직접 같이 보는 환경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개별 교육과 지도, 오랜 수련 기간 내 많은 인간적인 교감들 속에서 건전한 친밀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수련 동맹과 같은 것"이라며 "정부와 병원에서 강압적으로 이런 수련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지극히 잔인하며 폭력적인 처사로서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으로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교육은 불가능하게 되었다"며 "이에 따라 의대 교수의 소임이 사라지고 많은 교수는 현직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부는 전공의 7대 요구 사항을 상기해 대한민국 의료체계 및 의학교육 현장의 붕괴를 당장 멈추고 원상 복구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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