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SMC와 'HBM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 시사
삼성 "파운드리 선정, 유연하게 대응"
파운드리 중요한 HBM4, TSMC 맡길 가능성
삼성 파운드리, 자사 물량까지 뺏길 우려
[서울=뉴시스] 엔비디아는 내년에 출시할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 HBM 6세대 HBM4 8개, 2027년 출시할 '루빈 울트라'에는 HBM4 12개를 탑재한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첫 선을 보일 HBM 6세대 'HBM4'를 반전 카드로 삼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차세대 HBM은 고객사 맞춤형(커스텀) 제품인 만큼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자사 파운드리가 아닌, 경쟁사의 파운드리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TSMC가 파운드리 기술력과 수율(양품비율) 등 측면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크게 앞서고 있는 만큼 TSMC와의 HBM 협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31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HBM 사업과 관련해 "복수 고객사들과 커스텀 HBM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커스텀 HBM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해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베이스 다이는 HBM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HBM을 콘트롤 한다. HBM은 베이스 다이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를 쌓아 올린 뒤 이를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해 만들어진다.
6세대 제품인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에 고객의 요구에 맞춘 기능을 넣기 위한 공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부터 파운드리 공정이 매우 중요해진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4를 자사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 발표로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인 TSMC와 손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TSMC의 대표적인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수율 등에서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파운드리 기술력이 검증된 TSMC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HBM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같은 파운드리 공정에서 HBM을 생산하게 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TSMC와의 HBM 협력을 공식화 했는데 TSMC의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고객사의 각종 요구에 부합하는 'HBM4'를 내년부터 양산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현재 빅테크 등 고객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자사 물량까지 외부에 빼앗기게 되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3분기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하고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HBM4 등 차세대 제품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TSMC와의 협력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반도체(DS) 부분에서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 전망치인 4조원대를 하회했다. 전사 매출액은 79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조1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37% 올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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