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병원·학교 떠난 전공의·의대생…내년엔 제자리 돌아올까[해넘기는 의정갈등③]

등록 2024.12.30 08:01:00수정 2024.12.31 10:01:0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올해 전공의 모집 사실상 실패…내년 복귀도 요원

정부 사과 등 7대 요구안 수용없이는 복귀 어려워

박단 "尹대통령 독단 의료정책 원점 재논의 해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국회-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국회 김영호 교육위원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2024.12.19.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국회-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국회 김영호 교육위원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2024.1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내년에도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대로 내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되고 사과 등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도 없다면 내년 상반기 복귀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181개 병원에서 내년도 레지던트 1년차 3594명의 모집을 진행한 결과 총 181명이 선발돼 전체확보율은 5%를 기록했다.

빅 5병원인 서울아산, 서울대, 삼성서울, 세브란스, 서울성모병원에서도 지원자는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쳤다. 비수도권의 경우 더욱 지원자가 더 적었다. 국립대 병원인 부산대병원의 경우 75명 모집에 지원자가 1명에 그쳤고, 양산부산대병원도 64명 모집 정원에 지원자는 1명이었다. 대구권 7개 수련병원의 합격자도 5명뿐이었다.

올해 전공의 모집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의료공백은 해를 넘기게 됐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현재 고2가 대입을 치르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의 마음을 돌려 수련병원으로 복귀토록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크게 줄여 복귀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 주요대학 병원 교수는 "2026년학교 의대 정원은 1497명 이상 줄여야 한다"면서 "전공의가 복귀할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의사수급분과회는 위원 22명 중 17명을 의사로 구성하고 회의에서 논의한 모든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하는 좋은 모델"이라며 "우리도 의사수급분과회의 과반수를 의사로 구성한다면 전문가로 존중받게 되는 만큼 직업윤리도 발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의사수급분과회는 후생노동성 산하에 있는 '의료인력 수급에 관한 검토회'에 속한 조직이다.

2026학년도가 아닌 시급한 2025학년도 모집인원에 대한 선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지금 시점에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다루는 법안이 시급하지 않다"며 "좀 더 숙의 후 발의하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시급한 것은 2025년 모집인원이고 교육여건을 고려해 최대한 줄여서 선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0명으로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25학년도 신입생 4569명이 그대로 입학하게 되고, 24학번 복학시 2~5배 학생들이 함께 교육받는 상황이 된다"라며 "의학교육 질 유지 차원에서 2025학년도 신입생들은 1년 대기하는 것이 맞고,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0명이 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6학년도 정원을 줄일 수 있다' 정도는 전혀 수습책이 되지 않는다. 전공의가 복귀하거나 휴학생이 복학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직 전공의들은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등의 7대 요구안 수용을 주장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7대 요구안 수용 없이는 내년 복귀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추진한 의료 정책은 모두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전공의가 복귀하더라도 인기과 등에 한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등이다. 여기에 해외의대 출신, 군 전역 예정자 등이 일부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년 1월에는 올해 레지던트에 이어 인턴을 모집하는 절차가 계속된다. 내년 1월 22~23일 원서를 접수하고 시험을 거쳐 31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또 내년 1월 말부터 레지던트 2~4년차 지원도 받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