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여행 3세 아들…잘 놀아줘 행복" 故기아타이거즈 팀장 SNS에 애도 잇따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4.12.31. (공동취재) 2024.12.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탑승객 179명이 숨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중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직원 일가족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숨진 직원의 마지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이 온라인상에 확산하면서 누리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숨진 KIA 타이거즈 홍보팀 직원 고모(43)씨가 생전 SNS에 게시한 글과 사진들이 캡처돼 올라왔다.

앞서 고씨와 그의 아내, 세 살배기 아들은 태국으로 생애 첫 가족 해외여행을 떠났다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을 기념하는 동시에 KIA 타이거즈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뒤 온라인상에는 고씨가 생전 자신의 SNS에 남긴 태국 방콕 여행 사진과 글들이 올라왔다.

그는 여행 1일 차에 '온 가족 첫 해외 데이(DAY) 1'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밤 비행기 타고 처음 해외 가는 아들. 첫 여권에 도장 쾅! 하루를 가득 채운 일정에 피곤했지만 재밌게 놀아준 아들 덕분에 행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원 가서 호랑이랑 산책도 하고, 코끼리도 보고, 악어도 보고. 보고 싶었던 동물들 전부 다 가까이서 보고 흥분 최고조. 방콕 최고 높이 전망대 스카이워크에서는 얼음 바닥이라며 겁도 없이 뛰고 드러눕고"라며 여행에서 가족과 보낸 행복한 순간을 공유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들도 올라왔다. 사진에는 3세 아들이 비행기에서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 호랑이에 올라탄 아들의 모습, 아내와 아들이 코끼리에 타 손 흔드는 모습 등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담겼다.

이어 2일 차에는 '온 가족 첫 해외 데이(DAY) 2'라는 제목으로 "#방콕. 행복하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태국의 한 사원을 배경으로 손을 맞잡거나 가까이 밀착한 채 활짝 웃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담겼다.

고씨의 SNS 댓글과 야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야구팬들과 누리꾼들의 추모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가족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셨으니 행복한 기억만 갖고 가시길 바란다" "사진과 영상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더 슬프다" "다음 생에도 꼭 다시 가족으로 만나 평생 행복하길" "아가야 엄마랑 아빠 손 꼭 잡고 먼 소풍길 조심히 가렴" 등의 댓글을 남겼다.

아나운서 조충현도 고씨의 SNS에 "아 혹시나 설마 하면서 어제 몇 번을 들어왔었는데"라며 "아직도 태국에 계시나, 아니겠지 했었는데···. 이렇게 선하고 좋은 분이 왜"라는 댓글을 남겨 그를 애도했다. 이어 "아기, 아내와 함께 천국에서 영원히 행복하길 빌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9일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콩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동체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81명의 탑승객 중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태국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 전원이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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