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깨비시장 상인들 "차 없는 거리 수차례 건의…끝내 참사"

등록 2025.01.03 04:00:00수정 2025.01.03 05:36: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치매 노인 몰던 차량 돌진해 13명 사상

시장 상인들 "이전부터 차량 통제 건의"

관할기관 "주민들 의견 수렴 과정 필요"

[서울=뉴시스] 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해 1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진=인근 상인 제공) 2024.12.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해 1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진=인근 상인 제공) 2024.12.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가운데 시장 상인들이 평소에도 사고 위험으로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는 민원을 제기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운전자 과실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이전부터 사고의 징조가 있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목동깨비시장은 지난 2022년부터 매월 첫째주와 셋째주 토요일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해 왔다.

시장의 유동 인구가 많은 데다 보행자와 차량의 구분이 되지 않아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차량 통행량을 줄이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을 끝으로 차 없는 거리 운영이 중단됐다. 경찰로부터 더 이상 차량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통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상인회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차량 통제가 어렵다고 들었다"며 "민원이 접수돼 동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차 없는 거리 운영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은 혼잡한 도로 관련 민원을 지자체에 꾸준히 제기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에서 6년간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씨는 "시장에 연로한 분들이 많이 오는데 전에도 인사 사고가 잦았다"며 "차 없는 거리나 일방통행을 요구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식자재 상점 직원도 "예전부터 항상 건의해 왔던 내용"이라고 혀를 찼다.

이와 관련해 관할 구청과 경찰은 상인들의 애로사항은 파악하고 있지만, 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있어 해당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시장 뒤쪽 주택가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있어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는 것은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천구청 관계자도 "관련 의견이 접수된 적이 있지만 주민 동의나 경찰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 등 절차가 있다"며 "시장 골목에 주택도 있어 다각도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 기관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보다 적극적인 행정 절차가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한 지적은 남는다.

지난 2023년 관계기관이 도로교통공단 검토를 거쳐 시장의 일부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전환하는 사안을 논의했으나, 이후 주민 의견 수렴 등 후속 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양천구는 지난해 목동깨비시장 일대에 인도를 신설하는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구는 해당 사업이 유동 인구가 많은 해당 지역에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고, 불법 주정차 문제까지 더해져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많아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대 차량으로 인한 보행자 안전 문제를 사전에 인식했지만, 사상자 13명이 발생한 이번 참사를 예방하지는 못한 것이다.

관련 기관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장 조사 및 기관 간 논의를 거쳐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