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장 선출 지연되면 트럼프 당선 인준도 지연
공화당 의석 민주당보다 불과 4석 많은 상황
존슨 의장 반대 의원 1명 이상…선출 안될 가능성
의장 선출 때까지 하원의 모든 기능 정지 상태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달 17일 국회의사당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던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존슨 의장이 3일 새로 개원하는 하원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2024.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3일(현지시각) 새로 당선한 미 하원의원들이 참석해 처음 열리는 미 하원회의에서 마이크 존슨 현 하원의장이 다시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을 지가 주목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하원의장이 선출되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확정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존슨 의장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고 존슨 의장도 트럼프 당선 인준이 지연될 수 있음을 공화당 의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미 하원의장 선출은 과거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
그러나 2년 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대로 하원의장에서 축출되면서 3주 동안 하원의장이 선출되지 못한 일이 벌어지면서 의장 선출 과정이 더 이상 형식적 절차가 아닌 권력투쟁의 현장이 됐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지난해 11월5일 선거에서 219석을 차지해 민주당보다 불과 4석 많은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이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한 매트 게이츠 의원이 사퇴하면서 의석 차이가 줄었다. 게이츠는 과거 행적이 폭로되면서 법무장관 후보에서도 사퇴했다.
근소한 의석수 차이를 감안할 때 존슨 의장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이 2명보다 많아질 경우 의장 선출이 불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존슨 의장은 2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의장에 선출되려면 이탈자가 “1,2 명 이내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화당에서 존슨 의장에 맞서겠다고 나선 후보는 없는 상태다. 또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서둘러 확정해야 한다는 압박도 크게 받고 있다.
그러나 최소 1명의 공화당 의원이 이미 존슨 의장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다른 1명은 존슨 의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길 거부하고 있다.
까닥하면 존슨의장이 하원의장 당선에 실패하면서 2년 전처럼 의회 가 공전하는 일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의장 당선 정족수는 과반수
새로 당선한 의원들이 3일 정오 하원회의장에 모이면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의장 후보를 지명한다.
공화당은 존슨 의장을,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 원내총무를 지명할 예정이다.
이후 하원 서기가 알파벳순으로 의원을 호명하고 호명된 의원이 지지하는 의장의 이름을 말하게 된다. 지지하는 사람은 의장에 출마한 양당 후보가 아닌 누구라도 가능하다.
의장에 선출되려면 재석 과반수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게이츠 의원이 사퇴하면서 공화당 의원은 219명이고 민주당 의원은 215명이다.
434명의 의원이 전원 출석한다는 것을 전제로 존슨 의장은 218명의 지지자를 확보해야 의장에 당선할 수 있다. 1명 이상이 존슨 의장을 지지하지 않으면 의장 선출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존슨 의장 당선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의장직은 유지할 수 있다. 존슨 의장은 자신을 반대하는 의원이 자신을 지지하게 하거나 아예 투표에 불참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
2년 전 매카시 의장이 당선할 때와 2016년 존 베이너 의장, 2021년 낸시 펠로시 의장이 당선할 때 득표수가 216표였다. 세 사람은 반대자가 투표에 불참하도록 설득하면서 당선할 수 있었다.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 반복
예컨대 매카시 전 의장은 2년 전 1명의 의원으로도 의장 불신임 발의를 할 수 있게 하는 극우파 의원들의 요구에 양보하면서 의장에 다시 선출될 수 있었다.
공화당에서 존슨 의장에 도전하는 후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나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짐 조던 의원의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극우 하원 모임 주최자인 그는 2023년 10월 매카시 의장이 축출된 뒤 의장에 출마했으나 존슨 의장에게 패배했었다.
어떤 일이 벌어지든 하원은 의장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반복하게 된다.
존슨 반대 공화당 의원
빅토리아 스파츠 공화당 의원도 존슨 의장이 자신의 정부 예산 삭감 요구를 받아들이는 지를 보고 지지할 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밖에도 앤디 해리스, 스콧 페리 등 극우 입장의 공화당 의원들 이 존슨의장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의장 선출 지연되면 트럼프 인준도 지연
나아가 헌법상 신임 대통령 당선자의 당선 인준일인 6일까지 의장이 선출되지 못하면 상하원 합동 대통령 당선 확정 절차가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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