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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영양도 포기못한다"…어르신들이 주목하는 '이것'[초고령사회 식품사막②]

등록 2025.01.02 06:01:00수정 2025.01.02 08: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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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 20%인 초고령 사회 진입

식약처, 초고령사회 대비 식품산업 다양한 제품개발 지원

전문가들 "선진사례 참고해 한국형 초고령식품산업 구축"

[서울=뉴시스] 올해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돌입하게 되면서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와 정부기관·대형병원과의 공동 연구를 거쳐 개발한 케어푸드 식단 '그리팅 웰스'를 선보였다.(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 2024.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올해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돌입하게 되면서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와 정부기관·대형병원과의 공동 연구를 거쳐 개발한 케어푸드 식단 '그리팅 웰스'를 선보였다.(사진=현대그린푸드 제공) 2024.12.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일반 음식을 먹는데 힘들어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고민을 하다가 온라인에서 연하식을 알게됐다. 연하식은 노화로 인해 인두·식도 근육이 약해져 삼키는 행위(연하)가 곤란한 경우 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말한다. A씨는 "연하식을 구매해 보내드렸다"라며 "목 넘김이 부드럽다고 하셔서 안심된다"라고 말했다.

2일 영양식품학계에 따르면 올해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까지 늘어나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친화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고령친화식품은 고령층이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고령친화식품은 실버푸드, 시니어푸드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풀무원, 현대그린푸드, 정식품 등 식품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고령친화식품은 단순히 식감을 부드럽게 개선하는 등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식약처는 고령친화 식품을 식품 중 고령자의 식품 섭취나 소화 등을 돕기 위해 식품의 물성을 조절하거나, 소화에 용이한 성분이나 형태가 되도록 처리하거나 영양성분을 조정해 제조·가공한 식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고령친화식품은 고령자가 실제로 섭취해보는 사용성 평가가 중요하다. 주 소비층인 고령자가 직접 조리해보고 먹어보고 섭취하기 좋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사용성 평가다. 또한 식품의 성질 등을 정의하는 물성 규격도 맞춰야 한다.

정부는 다양한 고령친화 식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수립한 '제2차 식품 등의 기준 및 규격 관리 기본계획'에서 고령층 또는 환자에게 맞춤형 식품이 개발.공급될 수 있도록 특수의료용도 식품을 별도의 식품군으로 개편했다. 이를 계기로 특수의료용도식품의 세분화돼 관리되기 시작했다.

식약처의 이런 선제적 조치는 현장에서 제품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헤 5월 오유경 식약처장이 현대그린푸드 스마트푸드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김해곤 현대그린푸드 전무는 "식약처가 표준제조기준을 선제적으로 제공해 주는 등 적극적인 규제혁신 추진으로 제품 개발 등에 소요되는 시간과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유경 식약처장이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환자용 식단형 식사관리식품을 성공적으로 제품화한 현대그린푸드 스마트푸드센터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살펴보는 자리였다. 식단형 식사관리식품은 당뇨,신부전.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편리하게 식사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질환별 영양요구에 적합하게 제조된 도시락, 밀키트 등 식단 형태의 제품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고령친화식품을 영양 공급에 초점을 맞춰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축산식품협회가 발표한 '고령친화식품 산업 현황 및 전망'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고령친화식품 산업화에 있어서 규제, 소비 편의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며 "특히 고령자 개개인의 섭취 능력이 다양할 수 있으므로 최종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의 경우 단백질과 지방 섭취의 급격한 감소는 심각한 영양적 문제를 초래하므로 고령자에 적합한 식육 및 식육가공품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해외 선진 사례를 활용해 한국형 고령친화식품 성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유니버셜푸드(UDF)나 스마일케어식품처럼 다양한 물성을 가진 제품 중심으로 발전했다. 독일은 배달 식사서비스 표준화(DGE-EAR)로 고령층을 위한 영양기준을 마련했다. 미국은 노인에게 적절한 영양을 공급하기 위한 노인법 영양 프로그램, 필수 보조 음식 프로그램,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한국식품과학회가 발행한 '고령친화식품의 정책 및 산업기술 동향'에서 "(독일, 일본 등) 선진 사례를 잘 활용하면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고령친화식품산업의 조속한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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