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나흘째…정상화는 언제?
"주말 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총력"
무리한 업체변경…예견된 참사 지적
4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기내식 공급 문제가 1일부터 계속돼 항공편 지연사태가 벌어지고 기내식 없이 이륙하는 '노밀' 항공편도 속출하고 있다.
기내식 대란이 빚어진 첫날인 1일 전체 항공편 80편 중 51편이 지연 출발했고 노밀 운항은 36편에 달했다. 2일에는 전체 항공편 75편 중 10편이 지연 출발했고 3일에는 전체 76편 중 2편이 지연됐다. '노밀' 항공편은 각각 28편, 43편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정시성을 높이기 위해 노밀로라도 출발한 항공편이 많아 3일에 노밀 항공편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상화 언제쯤 가능?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논란이 지속되자 3일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시행 초기 오류를 현저히 줄여나가고 있어 빠른 시일 내 정상적 기내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샤프도앤코와 외부 도시락 업체인 CSP에서 도시락을 조달받고 있다. CSP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에 기내식을 납품하는 업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주말까지 정상화를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납품하고 있는 샤프도앤코와 CSP 등의 생산능력을 합하면 필요한 수량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며 "노밀 항공편에도 간편식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흘째 기내식 대란이 이어지면서 승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사과와 함께 지급하고 있는 30~50달러 상당의 TCV(아시아나항공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로 항공권 및 기내면세품 구입 가능)도 논란을 빚고 있다.
TCV로 기내 면세품을 구입하려는 승객이 폭주하자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해 불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기내식 대란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이 무리하게 납품업체를 변경하면서 촉발된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이 많다.
LSG스카이쉐프로부터 15년 넘게 기내식을 공급받던 아시아나는 지난해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중국의 하이난그룹 계열과 새 기내식 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설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짓고 있던 기내식 공장에 불이 나면서 게이트고메코리아는 7월1일부터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공급하려던 계획을 3개월 미뤘다. 아시아나는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샤프도앤코로부터 기내식을 받기로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샤프도앤코코리아가 하루 3000식 정도를 소화할 정도로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공급할 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샤프도앤코는 공항 지상조업과 항공정비를 담당하는 업체 샤프에비에이션케이가 2014년 설립한 회사다. 2015년 말에 인천공항 내 기내식공장 인증을 받아 기내식 납품 경험 자체가 많지 않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식은 보안검사를 해야 하는 등 만들고 납품하는 과정이 까다롭다"면서 "아시아나가 규모가 안 되는 업체에 기내식을 맡기는 과정에서부터 이 같은 문제는 예상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1600억원을 투자받기 위해 기내식 납품 업체를 변경했다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전 납품업체인 LSG스카이쉐프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금호홀딩스의 16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거절하자 게이트고메코리아로 공급 업체를 변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홀딩스는 지난해 2월 하이난그룹과의 합작회사 게이트고메코리아와 30년짜리 계약을 체결했고 하이난그룹으로부터 16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LSG스카이쉐프는 이것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을 거래상 지위 남용 혐의로 신고했다. 현재 3차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다. 1, 2차 조사에서는 모두 무혐의로 신고가 각하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LSG스카이쉐프를 통해 15년동안 공급받았는데 원가공개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기내식 품질 부분에도 요청한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신뢰가 떨어져 업체를 변경했다"며 "하이난그룹과 회사를 설립한 건 두 그룹 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투자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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