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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보기' 끝낸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은 '오리무중'…왜?

등록 2021.06.16 15: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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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호 순항 여부, 야권 통합 추이 등 지켜보며

중도층 이탈 막고 국민의힘 입당 효과 극대화 노려

윤석열, 입당 미룰수록 당론과 당원에 자유로워

尹측 "보수·중도·진보 아우른 '압도적 정권교체' 목표"

"국민의힘에서 이기는 것 만으로는 의미 없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로 부터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2021.06.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로 부터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2021.06.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김승민 기자 = 대선 출마 선언 일정을 제시하며 '간보기 정치'를 끝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독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선 모호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주저하는 이유는 3가지로 요약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추이와 이준석 대표의 당 운영 능력 등 입당의 변수를 지켜보면서 중도층 이탈을 막고 입당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게 윤 전 총장의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이르면 6월말, 늦어도 7월 초 공식적인 대권 도전을 선언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 보류 배경…①이준석호 순항여부 ②국민의당 통합 추이 ③중도층 묶어두기


윤 전 총장이 입당 결정을 유보한 데는 국민의힘에 여전히 여러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임 당대표인 이준석의 당 운영능력, 국민의당과의 합당 추이 등을 고려해 자신이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일종의 주도권 싸움"이라며 "자기가 주도권을 갖고, 대선후보 선출과 그 뒤에 이어질 야권통합을 본인이 주도하겠다는 걸 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엄 소장은 "(윤 전 총장에) 중도나 진보층 지지율도 들어오고 있다.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가면 경쟁력이 훼손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날 이 대변인의 발언은 "본인이 주도권을 쥐고 야권통합 및 대선후보 선출을 주도하겠다 이런 의지를 밝힌 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행보는 윤 전 총장이 유심히 지켜봐야 할 입당 조건이다.

엄 소장은 "30대 중반 대표가 지금은 잘 나가지만 최근에 보면 분위기가 묘해졌다"며 "나중에 정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당내에 분란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리스크를 감안해 야권 대선 후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도 윤 전 총장이 입당 시기를 저울질하는 요인이다. 다만 통합이 입당 여부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은 조금 더 뜸을 들여 (지켜)보고, 선거판이 정리되는지는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만약 (야권 대통합의) 선거판을 본인이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미리 입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통합 이후 입당할 경우 윤 전 총장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국민의당과) 합당이 이뤄지면 자동 합류기 떄문에 이에 대해서 자기가 설명하고 고민할 이유는 없어진다"고 했다.

윤석열, 입당 늦출 수록 제 목소리 내기 편해…당론·당원 등과 거리 유지 용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의 입당을 늦출 수록 보다 자유로운 행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당론과 당원 등에 벗어나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당) 바깥에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당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변인의 이날 '원샷 경선'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이 정리가 된 다음에 들어가면 더 쉽겠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이어가는 데에 비판이 나온다. 아직도 본인의 정치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홍 소장은 "정치를 하겠다는 결정은 했는데, 정치를 한다는 걸 국민들에게 뭘로 설명할 건지, 그 다음에 입당을 한다면 어떤 걸 이야기할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시대정신과 자기 소명, 현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윤 전 총장은) 그게 아직 정확하게 정리가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중도, 진보까지 포괄하고 싶다는건 자기 포부일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윤석열 캠프의 이동훈 대변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윤 전 총장의 입당은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통합 추이는 "(윤 전 총장의 입당 결정에) 크게 고려할 부분은 아니다"고도 했다.

이 대변인은 '원샷 경선 언급은 국민의힘 플랫폼이 유의미하지 않다면 입당을 유보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과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보수·중도·진보 아우르겠다는 尹…방안은 '입당' 혹은 '원샷 국민경선'

이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수 그리고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 세대까지, 그 부분들 이야기도 쭉 듣고 아우르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든지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진영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중도 진보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의미는 열려있다"고 통합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총장의 생각을 대변인으로서는 '압도적 정권교체'다, 이런 표현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목표는 결국 정권교체이며, 이를 위해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제3지대에 남아있을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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