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도 채권도…시장, 기록적인 속도로 붕괴" WSJ
S&P500, 약세장 진입 속도 사상 최고
다우 지수, 2월21일 이후 1만P 내줘
신용 스프레드 빠르게 벌어져
[뉴욕=AP/뉴시스]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서 한 행인이 개와 산책하고 있다. 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582.05포인트(3.04%) 하락한 1만8591.93에 장을 마감했다. 2020.03.24.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과거 2008년 금융위기, 1987년 '블랙 먼데이', 대공황 당시보다도 주가가 급격하게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582.05포인트(3.04%) 하락한 1만8591.9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7.52포인트(2.93%) 내린 2237.4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18.84포인트(0.27%) 하락한 6860.67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19발 경기 타격을 막으려고 추진 중인 대규모 부양 패키지가 상원에서 일단 가로막힌 게 영향을 끼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위기 때도 쓰지 않았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시장은 시큰둥했다. 연준은 이날 무제한 양적완화(QE)와 투자등급 회사채 지원을 발표했다.
S&P500 지수는 2월19일 사상 최고가와 비교해 34% 내렸다. 이후 S&P500 지수는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지난 12일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직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을 나타냈다. S&P500 지수는 18일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최소 4% 등락했으며, 이는 사상 최장 기록이라고 WSJ은 전했다.
다우 지수는 2월21일 이후 1만400포인트 빠졌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럿 수석투자 담당자는 "연간 1.5~2% 성장하던 경제가 전체 산업 폐쇄 국면으로 전환했고, 일정 기간 특정 부문의 매출은 제로(0) 수준에 머물게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례 없는 동시다발적인 붕괴로 호지스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크레이그 호지스가 고객에게 받는 전화는 평소 보다10배 늘었다. 다우 지수가 한달 만에 3년치 상승률을 지워버리고 일부 소형 주택 건설업체와 산업주가 70% 넘게 폭락해서다. 그는 "거의 무감각한 상태로 느껴진다. 이런 식으로 며칠이나 더 갈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안전자산마저 팔아치우도록 내몰렸다고 WSJ은 전했다. 국채 가격은 최근 크게 움직였다. 금값은 지난 9일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6.4% 떨어졌다. 은 가격은 18일 기준 9거래일 연속으로 32% 하락해 1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WSJ은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자료를 인용해 국고채와 투자 등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금리 차이)가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신용 스프레드는 무위험인 국고채와 비교해 특정 회사채의 신용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다.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면 실적 악화나 부도 위험 증가로 해당 회사채의 수요가 줄어 회사채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했다는 의미다.
부실기업이 발행한 하이일드 채권과 국채 금리 간 차이를 뜻하는 하이일드 스프레드도 비슷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회사채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로, 시장이 고통스러운 불황을 경고하고 있다는 추가 신호라고 WSJ은 전했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수석투자전략가 어맨다 아가티는 "신뢰의 위기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공황 정도가 매우 심각해졌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불안의 다른 징후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3.36달러로 한 달 사이 50% 가까이 폭락했다. 에너지 기업은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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