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연쇄살인범' 반성커녕 욕설, 왜?…"자포자기"
전자발찌 끊고 도주…여성2명 살해 혐의
구속심사 전후로 욕설·발길질 불만 표출
표창원 "지존파·유영철처럼 계산된 행동"
공정식 "자기 합리화…극단적 방어 행태"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된 50대 성범죄 전과자 강 모씨가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 2021.08.31. [email protected]
31일 살인 및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강모(56)씨는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구속 심사에 출석하기 전 경찰서에서 나온 강씨는 "기자들이 보도나 똑바로 하라", "기자들이 진실을 모르니깐 그러는거 아니냐"며 외쳤다. 또 취재진이 질문하며 마이크를 들이밀었다가 강씨가 이를 쳐내 마이크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강씨는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면서도 취재진을 향해 욕설을 하고 마이크 선을 발로 차는 등 신경질적 모습을 보였다. 심사를 받은 뒤 강씨는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며 "사회가 X같아서 그런거야"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강씨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면서도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극단적인 방어적 행태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한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자포자기한 것"이라며 "전과 14범에 도저히 용서 못 받을 극단적인 연쇄 살인을 저질러 이제는 교도소에 들어가면 못 나오니 굳이 속죄할 필요가 있겠나 하는 자포자기 심정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된 50대 성범죄 전과자 강 모씨가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강 모씨가 취재니 마이크를 발로 걷어 차 날아가고 있다. 2021.08.31.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과거 강씨는 자기가 재판을 받을 때는 선처를 위해 '반성한다'고 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하에 사회로 탓을 돌리는 것이다. 반사회적인 독특한 특성이다"라고 말했다.
강씨의 이번 행동을 표 소장은 심리학적으로 '외적 귀인'이라고 봤다. 외적 귀인은 '행동 원인을 외부적인 요소에서 찾는 귀인이론'이다. 자신의 잘못을 사회나 환경 탓으로 돌리는 일종의 방어기제인 셈이다.
표 소장은 "'사회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고, 언제 한번 나한테 도움을 준 적이 있냐'며 자기의 잘못을 인정 안 하고 사회 탓으로 돌리는 태도"라고 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단은 자포자기한 상태이니깐 될 대로 해보라는 '한강 몸통 살인'의 장대호처럼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이라며 "사회 불만을 표출하며 '이게 다 내 책임이냐'는 식으로 자기합리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된 50대 성범죄 전과자 강 모씨가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1.08.31. [email protected]
전과 14범인 강씨는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5년을 복역한 후 지난해 10월부터 보호감호 재집행을 받던 중 올해 5월6일 출소했다. 이후 강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31분께 서울 송파구 신천동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씨는 전자발찌를 끊기 전인 지난 26일 오후 9시30분~10시 사이, 도주 후인 지난 29일 오전 3시께 각각 여성 1명씩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해된 여성 2명은 각각 40대와 50대로 모두 강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살해 범행 후 강씨는 지난 29일 오전 8시께 서울 송파경찰서에 자수하며 여성 2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강씨를 긴급체포하고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날 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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