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체포조' 여인형·'수호신TF' 이진우 구속 기소(종합2보)
체포조 운용·구금 시설 준비 등 메모 확보
수호신TF 투입 계획…'쇠 지렛대·톱 휴대'도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내란 혐의를 받는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구속 기소했다. 여 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모습. 2024.12.07. [email protected]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여 사령관과 이 사령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중앙지역군사법원에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다음 달 1일 구속 기간 만료 예정으로, 구속 기한을 하루 남긴 이날 기소됐다.
여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에 대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연락해 주요 정치 인사 등 체포 대상자를 알려주며 계엄령 실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10여명의 체포를 지시받고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안보수사요원 100명 지원 및 체포대상자 위치 추적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 사령관 휴대전화에선 체포조 운용,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운영 등 비상계엄 대비 계획 관련 메모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메모는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작성됐다.
특수본에 따르면 여 사령관은 계엄 선포 당일 오전 11시25분께 작성한 메모에 '합수본은 방첩수사단장의 반국가세력 수사본부, 1처장의 부정선거·여론조작 수사본부로 편성'이라며 '참모장은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각 100명씩 수사관을 파견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메모에 '헌법과 법률에 의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합법적 명령에 의거 임무를 개시함'이라며 '국정원,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 등 모든 정보수사기관은 합수본부장 명에 따를 것임'이라고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계엄 선포 이틀 전인 1일엔 '경찰·조사본부, 30명 위치파악, 합동체포조 운용', '수방사, 조사본부, 문서고 구금시설, 국군교도소 구금 운영 준비', '특전사 경호대, 경호팀 운용', '방첩5, 군사경찰5, 경찰5, 경호5 기준 20명 1개팀' 등이 적시된 메모도 발견됐다.
특수본은 이러한 메모 내용을 토대로 여 사령관이 체포조 편성과 구금시설 준비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방첩사가 국방부 조사본부와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각각 100명의 인력을 요청했다고 봤다.
여 사령관은 지난해 12월께부터 윤 대통령이 '어려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대권 조처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는 취지의 말을 해왔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 대통령이 지난 11월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비상계엄을 선포할 의지를 김 전 장관에게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령관은 여 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과 함께 계엄 당일 계엄군을 지휘하는 역할을 했다. 이 사령관이 지휘하는 수방사 부대는 그의 지시에 따라 무장한 1경비단 소속 136명, 군사경찰단 소속 76명을 국회로 투입했다.
특수본에 따르면 이 사령관은 휴대폰 메모에 서울 수호의 중추적 임무를 수행하는 대테러부대 '수호신티에프(TF)' 투입을 준비시킨 정황이 담겼다.
또 대테러 대기부대를 선 투입하고 본관에 배치하며, 후속대 1개 대대를 투입하고 필요시 서울시장·경찰청장과 공조 통화를 실시하겠다고도 적어 서울시와 경찰청에 협력을 구할 계획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최초 V님(윤 대통령) 대국민 연설 실시 전파시'라는 제목의 메모에는 '전 장병 TV시청 및 지휘관 정위치 지시', '전 부대 장병 개인 휴대폰 통합 보관 조치 및 영내 사이버망 인터넷망 폐쇄 지시', '출동 병력 대상, 흑복 및 안면마스크 착용, 컬러 태극기 부착, 야시장비 휴대, 쇠 지렛대와 망치, 톱 휴대, 공포탄 개인 불출 시행'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회 주변에서 현장을 지휘 중인 이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해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 '아직도 못 갔냐. 뭐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 사령관은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에게 전화해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국회 의원들을 외부로 끌어내라', '특전사가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해 있으니 외부에서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27일 윤 대통령과 계엄을 기획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구속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도 차례로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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