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참사 나흘째, 유해수습 '속도'…원인규명은 이제부터
희생자 179명 중 신원 미확인 4명만 남아…장례 일부 시작
한미 합동조사 개시, 정확한 사고경위 규명까진 난항 예상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31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 [email protected]
[무안=뉴시스]변재훈 기자 =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나흘째 희생자 유해 수습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1일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번 참사 희생자 179명 중 175명의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신원 확인 희생자 중 11명은 광주·서울·여수 등지에 차려진 빈소로 옮겨졌다. 다만 일가족 희생자 중 상당수는 가족 일원의 유해만 각기 먼저 인도, 유족 뜻에 따라 장례 절차가 잇따라 잠정 중단되고 있다.
나머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170명은 검시 또는 유족 인도 절차 등을 남겨두고 있다.
당국은 이날에도 상당수 희생자가 유족에게 인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가족 단위 사망 사례가 적지 않아, 장례까지 모두 마치기까지 수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지문 대조, 유전자 정보(DNA) 1차 분석에서도 신원을 알 수 없는 희생자 4명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추가 정밀 분석 중이다.
[무안=뉴시스] 류형근 기자 = 3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합동조사단이 로컬라이저(착륙유도시설) 둔덕에 올라 조사를 하고 있다. 2024.12.31. [email protected]
유족들이 가장 궁금해 할 사고 원인은 조사가 전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와 미국 합동조사팀이 참여하는 공동조사단은 전날 사고 현장 곳곳을 살폈다. 특히 동체착륙 과정에서 기체가 들이받은 '로컬라이저 안테나'(활주로 외곽 방위각 시설) 위까지 올라 집중 조사를 펼쳤다.
사고 원인 규명의 단초로 꼽히는 블랙박스도 분석에 들어갔다.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 중 상태가 온전한 CVR은 자료 추출이 시작됐다. 반면 FDR은 일부 연결부가 사라져 자료 추출이 가능한 지 기술 검토 중이다.
FDR은 조종사간 대화, 관제사와의 교신 내용, 기체 소음, 비행진로·경로·고도·조작 내용 등이 담겨 있어 참사 원인을 둘러싼 여러 수수께끼를 풀 열쇠로 꼽힌다.
다만 ▲조류 충돌 ▲엔진 손상 ▲착륙 장치(랜딩기어) 작동 불능 ▲비정상적인 재착륙 ▲기체 정비 소홀·피로도 누적 의혹 ▲결함 가능성 등 거론되는 여러 사고요인을 두루 검토,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혀내기까지는 최소 6개월 이상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나흘 전인 지난해 12월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비상착륙을 하려다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정면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고 구조된 승무원 2명만이 생존, 치료를 받고 있다.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의 잔해와 동체 착륙의 흔적이 남아 있다. 2024.12.30.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