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백신 접종후 식욕 폭발'…의학적 근거 있을까?
"얀센 백신 맞고 3배 더 먹어"…온라인 후기 이어져
얀센 백신 식욕 증가 부작용은 보고된 적 없어
"식욕 증가는 이상한 일"…전문가들도 설명 못해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에 대한 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0일 오후 예방접종 의무 위탁의료기관인 인구보건복지협회 제주가족보건의원 접종실에서 의료진이 얀센 백신을 들고 있다. 2021.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30세 이상 예비군과 민방위를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온라인 상에서 다양한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발열, 접종 부위 통증, 근육통 등의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드물게는 심한 허기를 느껴 폭식을 했다는 후기들도 있다.
의학계에서는 백신 접종 후 식욕 증가는 임상시험 등에서 부작용으로 보고된 적이 없고, 일반적으로도 관찰되지 않는 사례여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누리꾼들의 얀센 백신 접종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는 접종 후 허기가 지고 폭식을 하게 된다는 글들이 적지 않다.
A씨는 엠엘비파크 게시판에 "백신 맞은 팔뚝도 안 아프고 아예 무증상인데, 접종 3시간째부터 평소보다 더 허기가 지고 화장실을 자주 간다. 배부른데도 계속 먹을 것을 찾게 되고 평소 먹던 것의 3배는 더 먹는 것 같다"고 적었다.
B씨는 보배드림 게시판에 "(접종) 3시간 후 배고픔을 느꼈다. 저녁은 국그릇에 밥 두공기를 먹었다. 취침 전 치즈빵과 우유1리터를 먹었다. 기상 후 열, 오한 등은 없었고 배가 고팠다. 아침에 라면 1봉지에 계란풀어 밥 말아먹고 회사 가서 빵과 우유를 먹었다. 점심 때 비빔밥을 먹고, 3시쯤 치킨을 먹었다. 저녁은 LA갈비와 밥을 먹고, 자기전 아이스크림과 우유, 과자를 먹었다. 이 식생활이 반복돼 며칠새 3kg이 불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후기 글에는 '나도 배가 고프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는 반응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백신 접종 후 허기가 지고 식욕이 폭발하는 것은 아직 의학적으로 근거가 밝혀진 현상은 아니다.
식약처가 얀센 백신을 허가하면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식욕 증가'와 같은 부작용 사례는 없었다.
매우 흔하게(10% 이상) 나타난 이상사례는 주사부위 통증, 두통, 피로, 근육통 등이었고, 중대한 약물이상 반응으로는 길랑-바레 증후군, 심낭염, 상완신경근염, 접종 후 증후군, 과민반응, 안면마비 등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상에서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백신 접종자들이 심리적인 이유로 허기를 느끼는 것을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백신 접종 후 허기가 진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며 "유튜브 방송 등에는 엉터리가 많다. 백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함부로 방송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마 부회장은 "(얀센 백신을 접종하고 식욕이 증가한다는 것이) 증명되려면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보고는 없다"며 "나중에 밝혀질 수는 있어도 현재까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거나 의약품을 복용했을 때 식욕이 떨어지는 부작용은 나타날 수 있지만 식욕이 증가하는 부작용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도 얀센 백신 접종 후 식욕이 증가했다는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찾아보면 그런(허기를 느꼈다는) 사람이 꽤 있던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열을 앓고 고생을 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것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다른 백신에서 그런 얘기도 없고, 힘들다고 해서 그렇게 폭식을 하지는 않는다. 뭔가 기전이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설명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천 교수는 "백신의 부작용으로 식욕 저하는 있지만 식욕이 증가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다른 약의 경우에도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도 식욕이 잘 오르지는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며 "해외 기고를 보면 (얀센 백신 접종자)일부에서도 식욕이 증가하는 경우도 관찰됐다고 하는데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