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트럼프 취임 앞두고 핵심 보직에 '親공화' 임원 전진 배치
메타, 글로벌 정책 부문 대표직에 조엘 캐플런 임명
캐플런,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부비서실장 역임
2011년 페이스북 합류…회사와 공화당 간 관계 조정
[워싱턴=AP/뉴시스] 사진은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2019년 10월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3.10.1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3주가량 앞두고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각) 미국 CNBC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따르면, 메타는 이날 자사 글로벌 정책 부문 대표로 조엘 캐플런(56)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캐플런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2011년 당시 페이스북에 합류해 글로벌 공공 정책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며, 메타와 공화당 간 관계를 조정해 왔다.
그는 지난해 12월12일 트럼프 당선인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뉴욕증시 개장을 알리는 개장 종을 울렸던 당시 자리에 함께하기도 했다.
당초 해당 직책을 맡고 있던 전(前) 영국 부총리 닉 클레그(57)는 7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앞으로 몇 달 동안 지휘권을 넘겨주고 새로운 모험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을 3주가량 앞둔 상황에 이뤄진 점을 미뤄볼 때,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을 본격화하는 행보라고 FT는 분석했다.
앞서 저커버그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저커버그는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과 함께 선거 관련 비영리 단체에 4억 달러(약 5324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투표 파행 사태 등 선거 시행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을 돕기 위한 취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공화당은 저커버그가 해당 돈으로 민주당 지지 지역에 부당하게 혜택을 줬다고 공격했고, 트럼프 당선인도 저커버그가 자신을 선거에서 패배하게 하려고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 대선 기간 총기 피격 사건 이후 지지율을 크게 높이면서, 그간 정치적 발언을 삼갔던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에 유화적으로 돌아섰다.
실제 저커버그는 기부금 논란 이후 저명한 공화당 전략가인 브라이언 베이커를 고용해 우익 언론과 공화당 관리들과의 입지를 강화했고, 선거 파행 방지 목적으로 일부 비영리 단체에 지원하던 기부를 중단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저커버그는 SNS 게시물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을 축하하며, 그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FT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화당은 의회 양원을 장악할 태세에 있다"며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를 비롯한 기술 기업들은 워싱턴 리더십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평했다.
CNBC도 "이번 조직 개편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을 3주 앞두고 이뤄졌다"며 "이는 워싱턴의 새 행정부를 위해 기술 기업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신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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