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항공기 격추 사고 뒤 中 여객기, 러시아 남부 항행 루트 우회
中 에어차이나, 남방항공 등 여객기 다게스탄 지역 우회 운항
“비행 안전 고려, 러 당국 조치 따른 것인지는 불분명”
[악타우=AP/뉴시스]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체첸공화국 그로즈니로 가던 엠브라에르 190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악타우시 인근에 추락, 사고기 잔해가 흩어져 있다. (사진=망기스타우주 제공 영상 캡처) 2025.01.0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러시아 공군이 67명을 태운 아제르바이잔 여객기를 카자흐스탄 상공에서 오인 격추한 뒤 중국 에어차이나, 남방항공 등이 러시아 남부 지역 경유 비행을 회피하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항공기 격추 사고 후 조지아와 헝가리로 가는 중국 항공편은 러시아 다게스탄 지역을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한 이후 중국은 민간 항공편이 러시아 영공을 사용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에 따르면 엠브라에르 190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 여객기는 지난달 25일 카자흐스탄 악타우시 인근에서 추락한 이후 중국 서부 우루무치와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를 오가는 항공편은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지역을 우회했다.
중국남방항공과 에어차이나가 지난달 26일부터 운항하는 항공편은 카스피해를 건넌 후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조지아 영공으로 들어왔고 복귀 경로는 같았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와 남부 광저우를 연결하는 중국남방항공 항공편 항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카스피해를 건너 다게스탄 지역을 거쳐 헝가리로 향하는 대신 중부 및 서부 러시아를 거쳐 남쪽으로 날아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서유럽과 스칸디나비아로 가는 다른 대부분 중국 항공사는 러시아 영공을 가로지르는 기존 노선을 계속 사용해 왔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리웨이 전 연구원은 “다게스탄 지역을 통과하는 중국 여객기 항로가 변경된 것은 비행 안전 고려 사항의 결과일 수 있다”며 “항공사 자체 결정인지, 러시아의 조치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2022년 대부분의 서방 항공사에 러시아 영공을 폐쇄했다.
아제르바이잔 항공 J2 8243편 여객기는 지난 25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출발,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던 도중 경로를 변경해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 공항에서 착륙시도를 하다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67명 중 38명이 사망했다.
사흘 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크렘린궁은 해당 여객기가 비행할 당시 그로즈니 등이 우크라이나 전투용 드론의 공격을 받았고, 러시아 방공 시스템이 이러한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혀 러시아에 방공 시스템 작동으로 여객기가 오인 격추됐음을 간접 인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