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가스 수송 중단에 "우크라 난민 지원 축소" 경고
우크라의 러시아산 가스 수송 중단 여파
[모스크바=AP/뉴시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사진=뉴시스DB)
피초 총리는 "(여당인) 스메르당을 대표해 전력 공급을 중단하고 슬로바키아 영토에 체류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하기 위해 협상하고 합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집중 공격으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예비 전력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한 데 이은 것이다.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조치로 슬로바키아가 에너지 부족에 직면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연간 5억 유로(약 7500억원)의 가스 수송 수입을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체 공급로로 전환할 경우 2억2000만 유로(약 3300억원)의 운송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피초 총리는 오는 7일 슬로바키아와 우크라이나, 유럽이사회 대표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1월1일자로 자국을 경유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송을 50년 만에 중단했다. 2019년 마지막으로 체결했던 5년짜리 가스관 사용 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막겠단 명분이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던 중부 및 동부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수급에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몰도바는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2월22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5.01.03.
BBC에 따르면 EU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대폭 줄였다. 지난해 전체 가스 수입량의 10% 미만으로, 2021년 40%에서 크게 줄였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 중 일부는 계속 러시아산 가스에 크게 의존했고, 이에 러시아는 연 50억 유로(약 7조500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슬로바키아의 경우 전체 수요의 3분의 2에 달하는 연 30억bcm(1bcm=10억㎥)을 공급 받고 있었다.
이와 관련, 피초 총리는 1일 "우크라이나의 결정은 러시아보다는 유럽연합(EU) 전체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며 "EU의 향후 2년간 손실이 1200억 유로(약 18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피초 총리는 지난달 22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스 공급 문제 등을 논의헀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EU 정상이 크렘린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은 세 번째였다.
슬로바키아는 지난해 아제르바이잔에서 천연가스를 구매하는 단기 시범 계약과, 폴란드 가스관을 통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라인 등을 통해서도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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