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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때문에 냉전 때보다 불안정한 핵대결 시대 온다" NYT

등록 2022.06.02 10: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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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으로 미러간 핵감축 논의 중단

러, 우크라전서 전술핵무기 사용가능성

미, 제재·외교적 해결 등 비핵대응 주력하나

실제 상황에선 대응 달라질 수 있어

중국은 불안정한 3국 핵시스템 노리는 중

지난 1일(현지시간) ‘푸틴의 대변인’으로 알려진 키셀료프는 러시아 국영 TV에 출연해 "포세이돈 핵미사일 한 방이면 영국은 방사능으로 뒤덮인 쓰나미에 휩쓸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출처: 로씨아1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일(현지시간) ‘푸틴의 대변인’으로 알려진 키셀료프는 러시아 국영 TV에 출연해 "포세이돈 핵미사일 한 방이면 영국은 방사능으로 뒤덮인 쓰나미에 휩쓸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출처: 로씨아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냉전시대 시작된 세계 핵무기 질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무너지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3개월 동안 러시아가 핵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핵전쟁의 위험이 보다 가시화되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를 향해 경고함으로써 핵전쟁 위험이 커진 시대가 시작되고 있음을 묵시적으로 인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NYT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징후는 없지만 러시아가 핵사용 언급을 자주 하는 것은 위험하고 극도로 무책임하다"면서 "어떤 형태의 핵무기 사용도 우리는 물론 전세계가 용납할 수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핵사용에 대한 대응으로 핵을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냉전시대 미국과 러시아가 주고받은 핵위협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러시아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중국은 핵무기를 늘리게 되고 북한과 이란의 핵포기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과 러시아는 군축협정을 폐기했으며 현재는 양국의 전략무기를 1550기로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만 남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양국 사이의 새 감축협정 협상은 갑자기 중단됐다.

미 고위당국자들은 미러간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2026년초 만료되는 New START 협정 연장 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 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중국은 지난해 여름 핵미사일 사일로 수백 곳을 새로 건설했고 미 국방부는 "최소한의 억제력"만이 필요하다고 오래도록 밝혀온 중국이 2030년까지 "최소" 100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은 지난달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교훈을 얻어 대만에 적용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통일할 군사력을 가지려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러시아의 핵위협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지 못한 것을 지적하며 중국이 러시아처럼 핵위협을 동원해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는 당국자들도 있다.

북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핵위협에서 교훈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도 북한에 맞서기 위해 핵을 보유하는 문제를 다시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도 30년전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때문에 러시아의 침공을 당했다고 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핵탄두 개발은 몇년 걸릴 수 있으나 수주 안에 핵무기용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냉전시대보다 더 위험하고 불확실하며 예측불가능한 2차 핵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핵으로부터 평화를 지켜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허드슨 연구소 앤드류 크리파인비치 주니어 선임연구원은 최근 포린어페어즈에 기고한 글에서 "핵경쟁 위험이 커지고 여러 나라들이 위기에 대응해 핵에 의존하도록 촉발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핵경계태세를 높인다고 선언했다. 다만 러시아가 핵무기를 이동시키거나 핵사용 통제를 완화한 증거는 없다고 윌리엄 번즈 미 중앙정보국장(CIA)가 밝혔다.

푸틴의 발언은 이탈리아 정도의 경제 규모에 중국의 부상에 따라 영향력이 약해지는 러시아가 여전히 최대 핵보유국임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도 푸틴은 연설을 하면서 플로리다에 핵탄두가 떨어지는 동영상을 공개했었다. 2018년 3월에는 25m 길이의 핵어뢰 개발을 발표한 뒤 캘리포니아보다 넓은 면적이 방사능에 덮이는 것을 보며 "엄청나며 정말 환상적"이라고 언급했다. 동영상은 거대한 불덩이가 폭발하는 장면이었다.

러시아의 한 언론은 최근 이 핵어뢰가 히로시마 투하 핵폭탄보다 6000배나 폭발력이 강한 100메가톤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애니메이션을 실으면서 영국을 "핵사막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다 문제인 것은 러시아의 전술핵무기를 규제하는 협정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보다 20배나 많은 2000기의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술핵무기는 재래식무기와 구분이 희미해 사용 유혹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러시아는 재래식 무기 전쟁을 전술핵무기 전쟁으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를 시험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러시아 군 독트린은 이를 "상황악화를 막기 위한 악화"로 규정하고 있다.

미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또는 흑해에서 전술핵무기를 터트릴 경우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여러 번 했다. 에이브릴 헤인즈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토가 실질적으로 개입하고 있거나 개입이 임박했다고 판단하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자들은 푸틴이 핵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는 큰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다. 이와 관련 헤인즈 국장은 "핵으로 대응하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NYT 기고문에서 시사했듯이 미 당국자들은 비핵대응 방안을 주로 검토하고 있다. 제재와 외교적 노력, 재래식 군사 대응 등이 논의되고 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핵 전문가로 일한 존 울프스탈은 "핵으로 대응하면 도덕적 명분을 잃게 돼 전세계의 일치된 대응을 이끌어내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미 정부가 검토한 워게임에서 참가자들이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의견을 모았었다고 밝혔다. 당시 워게임을 주도한 사람이 당시 대통령 국가안보 부보좌관이던 헤인즈 국장이었다.

미 스탠포드대 국제 안보 및 협력 센터 전문가인 스콧 세이건은 "반드시 핵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체적 상황 전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해상에서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것과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헨리 키신저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핵무기가 실제 사용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거의 전무하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이 고비 사막에 수백 곳의 핵미사일 사일로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논의가 활발했다.

단순히 보면 초강대국인 중국으로선 그에 걸맞는 핵무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달리 보면 중국은 기존의 강대국간 핵균형 이론이 무의미해지고 있음을 간파하고 있다.

크리파인비치는 "중국이 3각 핵시스템이라는 훨씬 불안정한 패러다임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썼다.

중국은 핵통제 논의에 참여하라는 요구를 받을 때마다 거부해왔다. 이에 따라 시주석이 의중이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다. 중국이 핵우산을 확대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을 중국 편에 서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 국방부는 최근 의회에 보낸 비밀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과학 및 국제안보연구소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모든 나라가 핵우산을 간절히 원한다. 그게 어려우면 핵무기 보유를 생각한다"면서 중동국가들이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핵보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가 그에 맞대응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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