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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수도권 집값 잡으려면, 강남 학생에 대입 상한선 둬야"(종합)

등록 2024.09.24 15:27:25수정 2024.09.24 15: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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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등 부자 동네, 사교육 강사와 대입 코치 몰려 있어"

"부모들 사이의 치열한 입시 경쟁이 집값·대출 끌어올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강남 등 서울 내 부유한 지역 출신 학생들에 대한 '대학 입학 상한선'을 주장했다. 사진은 이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4.08.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강남 등 서울 내 부유한 지역 출신 학생들에 대한 '대학 입학 상한선'을 주장했다. 사진은 이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4.08.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강남 등 서울 내 부유한 지역 출신 학생들에 대한 '대학 입학 상한선'을 주장했다.

이 총재는 24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 강남 등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입시 경쟁이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과 대출 증가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 총재는 "강남 등 부자 동네는 사교육 강사와 대학 입학 코치가 몰려 있어, 부모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경쟁이 집값과 대출을 끌어올려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지방 인구 감소를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 소수의 명문 고등학교, 대학, 기업에만 학업 및 전문적 기회가 존재하며 이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 한국의 출산율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총재는 강남 등 부유한 지역 출신 학생들에 대한 '대입 상한선' 규제를 통해서라도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부자 동네인 강남구 출신 고등학교 졸업생이란 점이 국내 상위권 대학에서 과도하게 대표돼, 타지역 출신 지원자들의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의 부유층은 6살부터 자녀를 입시학원에 보내 대학 준비를 시작하게 하고, 여성 근로자는 자녀 교육만을 위해 집에 머무르기로 결정한다"며 "이 치열한 경쟁은 경제를 해치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 지도자들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종종 칭찬하지만 그들은 현실을 모른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이 총재를 위시한 한은 연구팀은 대입 지역별 비례선발제 확대를 제안한 바 있다.

지난 2일 한국은행 산하 경제연구원 연구팀(정종우 과장·이동원 실장·김혜진 부경대 교수)은 최근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서울 출신 서울대 신입생이 많은 이유가 소위 '거주지역 효과'에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서울이 우수한 사교육 환경 때문에 소득 수준에 비해서도 좋은 입시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인구집중과 저출생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안에서 교육적 다양성이 크게 떨어지는 점도 우려했다.

한편 이 총재는 현재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 비율이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45%로 선진국 기준으로는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 비율은 92%로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2분기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이 총재는 현재 한국 인구 통계적 상황이 밤잠을 설치게 한다며, 한국이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유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제조업 등 주요 산업 집단에 의존하고 있는 이 나라의 성장 모델이 기력 고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총재는 "우리는 과거에 성공했던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며 "이제 우리 말이 지쳐서 새로운 말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이 말이 너무 빨리 잘 달리고 있는데 왜 바꿔야 하나'고 말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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