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진입하던 방향 활주로 끝엔 구조물 없었다

"활주로 연장공사로 장비 임시철거 상태"

"로컬라이저 설치 규정 개선 필요성 검토"

[무안=뉴시스] 이영환 기자 =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사고 현장에 충돌로 부서진 로컬라이저가 보이고 있다. 2024.12.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연희 홍찬선 기자 = 지난 29일 참사가 발생한 제주항공기(7C2216편)가 당초 착륙을 시도하던 방향의 활주로 끝에는 로컬라이저와 같은 구조물이 별도로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여객기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동체착륙 방향의) 반대편에는 구조물이 없다"며 "활주로 연장공사 때문에 장비를 임시 철거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7C 2216편은 무안국제공항에 동체 착륙 후, 지상구조물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총 181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사고 항공기는 당시 활주로 01 방향으로 착륙허가를 받고 착륙을 시도하다가 3분 뒤인 8시57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활동 주의'를 조언을 받았으며 2분 뒤인 8시59분 조종사는 '메이데이'(긴급구난신호)를 선언했다. 이후 조류충돌 사실과 복행 계획을 관제탑에 통보했으나 상공에 머물지 못하고 랜딩기어 없이 긴급하게 동체착륙했다. 기체는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를 달린 끝에 로컬라이저 구조물에 충돌, 폭발했다.

해당 지상구조물은 여객기 착륙을 돕는 역할을 하는 안테나의 일종인 로컬라이저다. 2m 높이의 흙으로 덮인 콘크리트 둔덕에 지어져, 부서지기 쉬운 재질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인명피해가 더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별도의 참고자료를 내고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와 같이 종단안전구역(199m) 외에 설치되는 장비나 장애물에 대해서는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31. [email protected]

국토부 예규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상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는 착륙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내에 위치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토부는 국내 로컬라이저 구조물 설치 관련 규정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 실장은 "전문가들과 함께 한번 조사해 점검한 뒤 개선 필요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