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벌 받아"…의사 커뮤니티에 '제주항공 참사' 막말
참사로 모친 잃은 의대생 조롱 글 올라와
유족대표 "근거없는 비방 즉시 멈춰달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01.02. [email protected]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참사 유가족 중 의대생을 인터뷰한 기사를 캡처해 공유한 '사고 현장 텐트에서 국시 공부하는 정신은 존경한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인터뷰 기사는 참사로 모친을 잃은 한 의대생이 고인의 뜻에 따라 공항에 마련된 재난 구호 텐트에서 오는 9일 치러지는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 중인 사연을 담았다.
인터뷰 기사를 캡처한 메디스태프 게시글에는 해당 의대생을 '감귤'(의대 증원 사태 속에서 휴학·사직 등에 참여하지 않은 의대생과 전공의를 비하하는 말)이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조롱을 만류하는 댓글도 일부 있었지만, "감귤 존경스럽다", "감귤 낳은 게 이미 죄 아니겠냐",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다"는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댓글을 폭로한 글쓴이는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어 내부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저런 인간들이 의사로서 진료를 본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 제발 널리 퍼뜨려서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밝혔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족 대표는 전날 무안공항에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악의적인 표현들을 멈춰주시길 바란다"면서 "남은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역시 즉시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참사와 관련해 명예훼손 등의 소지가 있는 악의적 온라인 게시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엄정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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