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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매번 역대급이라는데…'돌싱글즈6' 아쉬움

등록 2024.10.02 08:02:42수정 2024.10.02 09: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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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싱글 박선혜 CP·정우영 PD 연출

"편집할때 늘 고민…출연자 영향 걱정"

"자극성 덜해도 따뜻하고 공감대 커"

노정명·박창현 출연 "홍보성 NO"

나는 솔로 돌싱특집과 겹쳐 비교

"유현철·옥순 결혼 재미있는 현상"

박선혜 CP

박선혜 CP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MBN '돌싱글즈'는 매 시즌 역대급이라고 하지만,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2021년 첫 선을 보인 후 정체기에 빠질 법 했는데, 시즌4 미국·시즌5 90년대생 특집으로 환기를 시켰다. 경쟁작인 ENA '나는 솔로'와 달리 '빌런'이 없고, 편집할 때 적정 선을 지킨 탓일까. 중반부쯤 재미 요소가 떨어지고, 화제성을 쭉 이어가지 못할 때가 많았다. 지난달 첫 선을 보인 시즌6는 그룹 '레드삭스' 출신 노정명, MBC 전 아나운서 박창현이 출연해 주목 받았지만, 3회 시청률 1.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짝짓기 예능 홍수 속 자극성 관련 고민하는 지점도 있을 터다.

"역대급이라는 말을 쓰면서 죄송할 때도 많지만 진심이다. 이번 시즌도 촬영장에서 당황스러울 정도의 느낌을 받았고 '편집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시청률은 약간 아쉽지만, 넷플릭스 순위가 거의 한 주도 안 떨어지고 톱10에 들었다. '확실히 OTT로 많이 넘어왔구나'라고 느꼈다. 화제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시청률 관련해선 어떻게 만족시킬 지 고민하고 있다. 편집할 때 늘 고민한다. '이 장면 넣으면 더 재미있겠지만, 혹시 출연자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자극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도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있다."(박선혜 CP)

시즌5 종방 후 2개월 여 만에 돌아왔다. 미국·90년대생 특집을 연달아 하다 보니 지원자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면접만 수백 명을 봤다"고 할 정도다.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다 보니, 유명세를 얻기 위해 출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면접 과정을 늘려 출연자를 여러 각도로 봤다. 그래도 노정명과 박창현 출연 관련 진정성 여부 고민이 크지 않았을까.

박 CP는 "두 분은 지원한 지 어느 정도 됐다. 초창기에 보고 오래 고민했다"며 "어떻게 보면 그 부분이 굉장히 걱정됐다. 사실 지원하는 분들 중 인플루언서도 많은데, 더 촉각을 세우고 예민하게 본다. 노정명, 박창현씨는 홍보성이 아니라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은 열정이 느껴졌다"고 귀띔했다. "시즌5 출연자들이 조금 수줍고, 결정적일 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게 아쉬웠는데, 두 분은 현장에서 '포텐이 터지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매 시즌 이혼 사유 등과 관련 논란이 일곤 했다. 시즌6에서 진영은 전 남편 외도로 이혼했다며 "열다섯 살 어린 상간녀가 33번이나 집을 드나들었다"고 고백했다. "내가 자던 그 침대에서 함께 잤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박 CP는 "진영씨는 그 상처 때문에 연애를 못한 기간이 길었다. 많이 축약했지만, 이만큼 상처를 딛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거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서 언급할 수밖에 없었다. 진영씨와 굉장히 많이 얘기를 나누고 다뤘다"고 설명했다.
정우영 PD

정우영 PD


3회는 정보 공개로 다 채워 '지루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우영 PD는 "정보를 보기 전 감정이 쌓여야 했다"며 "항상 직업, 나이보다 감정의 이유로 이혼한 분들이 많더라. 감정을 먼저 느끼면 정보를 공개해도 다를 것 같았다. '정보공개방을 이렇게 중요시한다고?' 싶을 정도로 출연자 마음에 초점을 잡았다. 시청자들은 정보를 이미 알지만, 출연자들의 예상이 맞았을 때 얼마나 기뻐하고, 어긋났을 때 얼마나 슬퍼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조금 지루해도 이 감정을 이해해야 이후 스펙터클한 장면을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강조했다.

"우리도 OTT처럼 한 번에 모든 시즌을 공개하면 지루하지 않을 텐데···. 이 장면이 있어야 다음 회차 재미있게 볼 수 있는데, 회차별로 보다 보니 연출자 입장에서 조금 조급해 '출연자 감정을 덜어내는 게 아닌가' 싶었다. 4회부터 최종 선택까지 정말 재미있다. 사실 연애 프로그램 속성이 그렇다. 결국 마지막에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결과를 보고 싶지 않느냐. 어쩔 수 없이 충돌하는 지점이지만, 초반부터 달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자 매력이 초반에 쌓여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누구와 사랑에 빠질 지 궁금하면 더 사랑해주지 않을까 싶다."(박 CP)

공교롭게도 나는 솔로 돌싱특집과 방송 시기가 겹쳐 비교됐다. 나는 솔로는 2022년부터 돌싱특집을 했는데, 세 번 모두 돌싱글즈와 비슷한 시기 방송했다. 올해 돌싱글즈3 유현철과 나는솔로 10기 옥순이 재혼했는데, 박 CP는 "재미있는 현상"이라고 짚었다. "같이 얘기가 나오는 게 나쁘지는 않다. 어떤 측면에선 (나는 솔로와) 비교해 '자극성이 덜해 재미없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따뜻하고 더 공감대 있다. 같이 방영해 얘기가 많이 나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받아들였다.

정 PD 역시 "계속 방영 기간이 겹쳐 '의식 하는구나' 싶었다"면서도 "돌싱들이 전에 비해 방송 나오는 걸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 같다. 프로그램 영향력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매번 역대급이라는데…'돌싱글즈6' 아쉬움


종방 후 출연자들이 인플루언서처럼 활동해 몰입이 깨졌다. 어느 순간 연애 예능 출연 후 SNS를 통해 '공구'(공동구매) 하는 게 일반화됐다. 박 CP는 "일단 방송하는 동안은 SNS를 못하게 한다. 사전에 약속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방송이 끝나고 나선 그분들의 인생 아니냐. 어떻게 보면 방송을 해 그분들의 삶이 불편하게 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이후에는 제약하는 게 죄송해 최대한 터치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박 CP와 정 PD 모두 30대 싱글이다. 4년 여간 돌싱글즈를 연출하면서 연애·결혼관이 바뀐 부분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박 CP는 "출연자 인터뷰할 때 힘든 부분이 많다. 지치는 부분도 있지만, 프랜차이즈처럼 성공했고 MBN에서 소중히 생각해줘서 책임감도 크다"면서 "난 '결혼하고 싶다, 안하고 싶다' 왔다 갔다 한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30대 초반에서 중반이 됐는데, '나 돌싱이랑 연애해'라는 친구들이 생기고 상담 요청을 하더라. 일단 '이혼 사유 들어보라'고 얘기해줄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선배(박 CP)가 같이 하자고 하기 전까지는 연애 프로그램을 한 번도 안 봤다. 내 연애가 중요하니까. 이 안에 들어오니 사람들의 감정이 움직이는 게 재미있더라. 나를 돌아보게 됐다. '나도 이랬었지, 이렇게 하면 안 됐구나'라고 배웠다. 나의 연애 패턴을 반성, 결혼하면 조심할 것 같다. 20대 때는 결혼을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돌싱글즈를 하면서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구나' 싶다. 연애의 끝이 결혼이 아니다. 두 사람 감정이 상하지 않고, 오래 만나려면 기준을 세워야 한다."(정 P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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