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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외인 돌아올까[2025 증시 전망③]

등록 2024.12.29 13:00:00수정 2024.12.30 15: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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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내외 악재 직면…외인 하반기 18.3兆 '팔자'

증권가 "삼전, 내년 실적 추정치 하향…목표가 일제히↓"

삼성전자 향한 외국인 투심 개선, 당분간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향후 1년 내 분할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1.1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향후 1년 내 분할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올해 초 7만원 후반대에서 거래되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5만전자'에서 횡보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나타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 리스크, 반도체 업황 부진,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 경쟁력 등의 우려로 중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할 만한 요인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5만3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11일 장중 8만8800원을 기록하며 연중 고점을 찍은 이후 40% 가량 하락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14일 4만9900원까지 하락하며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발표로 주가가 반등하는데 성공했지만 5만원대 초반에 그치며, 여전히 시장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약세는 여러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대량 매도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앞서 발표된 외국계의 비관적인 보고서는 외국인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9월 미국의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와 ‘메모리, 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Winter always laughs last)’라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비관론을 제기하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7.6% 하향 조정했다.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 또한 D램 공급 과잉과 평균판매가격(ASP) 하락 우려를 언급하며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무려 48.8%나 낮췄다.

외국계를 중심으로 비관론이 확산하면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지난 9월3일부터 10월25일까지 33거래일 연속 팔아치웠고,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다시 썼다. 외국인은 올 하반기에만 18조3747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고, 이 기간 동안 주가는 급격히 떨어졌다. 연간 고점 당시 524조원에 달하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 27일 320조원을 기록하며 넉 달 만에 약 204조원 넘게 증발했다.

지난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발생한 달러 강세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450원을 돌파했고, 이제는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형 연기금인 텍사스 교직원 퇴직연기금(TRS)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기 위한 자산 배분 변경안을 발표한 점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는 삼성전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TRS는 1102억 달러 규모의 주식형 자산에서 한국 비중(현재 0.98%)을 내년 3월까지 0.49%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동과 TRS 벤치마크 변경 이슈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외 교역 여건 악화 또한 대형주 중심 매도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는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과 기술 경쟁력, 실적 불안이 여전히 잔존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의 중장기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선단 공정(초미세공정)의 기술 경쟁력 ▲HBM3E(5세대 HBM) 12단 공급량 확대 ▲6세대 HBM 조기 시장 진입 ▲파운드리 가동률 회복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 추정치를 하향하고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려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개월 전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 컨센서스는 317조7584억원, 영업이익은 36조40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매출 322조6068억·영업익 40조4845억) 대비 각각 1.5%, 10% 하향 조정된 수치다. 또 12월 한 달 동안에만 11곳의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최근 시작된 스마트폰, PC의 과잉 재고 축소가 내년 말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고객들의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매우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강점을 보여왔던 전통 수요처에서 부진이 심화되는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AI 시장에서 경쟁력이 새롭게 확인된 부분도 없는 만큼 본격적인 주가 반등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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