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경매에 법인투자 4배↑…정부대출규제 개인투자 발목
지지옥션, 법원경매 진행분석
대출규제로 법인투자자만 생존
무주택 서민 시장서 사라질 위기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개인 경매 투자자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빈자리를 법인 투자자가 채우고 있다. 정부 규제가 법인 투자자에 반사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1~16일 법원경매에서 진행된 서울 아파트 낙찰건수 총 39건 중 법인 명의 낙찰건은 12건(30.8%)으로 집계됐다.
전월(9월) 같은기간 서울 아파트 경매진행 30건중 법인 낙찰자가 3건(10.0%)에 불가한 것을 감안하면 4배로 불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잇따른 개인대출 규제에 법인 명의로 서울 아파트를 낙찰 받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법인은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집값의 80%(LTV 80%)까지 대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9·13 대책 발표 이후에는 임대사업자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담보로 하는 임대사업자대출이 40%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법인 명의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매매사업자로 옮겨가는 추세다.
매매사업자 법인의 경우 여전히 투기 과열 지구 내 제1금융권에서 낙찰가의 80%까지 가능하다. 원리금균등상환 여부는 상품마다 선택이 가능해 이자만 납부할 수도 있다. 또한 필요경비 인정이 용이해 세금 절세 범위가 넓고, 내야할 세금을 전년도 사업소득으로 넣어 다음 해 3월에 늦게 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 결과 이 같은 제도를 활용한 법인 낙찰자들의 시장 참여가 기승이다.
지난 16일 낙찰된 서울 아파트 5건중 2건(40.0%)이 법인 낙찰자다.하나는 서부3계에서 진행된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7단지 아파트 84.7㎡(사건번호 2018타경50764)로 응찰자 5명이 몰려 감정가 7억7600만원의 110%인 8억5365만원에 낙찰돼 금일 서울 아파트 중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또 다른 하나는 남부11계에서 진행된 구로구 고척동 해피그린 아파트 81.2㎡(사건번호 2018타경2421)로 감정가 100.67%인 2억8490만원에 낙찰됐다.
심지어 하루에 서울 아파트 두개를 낙찰 받는 경우도 있다. 지난 15일 낙찰된 서울 아파트 10건 중 3건이 법인 명의로 낙찰됐는데, 이 중 2건을 동일 법인이 받았다. 하나는 북부9계에서 진행된 동대문구 이문동 쌍용 아파트 59.99㎡이고, 다른 하나는 동일 법원에서 진행된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래미안루나밸리 아파트 84.9㎡이다. 두 건 다 감정가를 상회해 낙찰됐다.
지지옥션 박은영 선임연구원은 "정부 대출 규제에도 여전히 서울 아파트에 투자 수요는 몰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무주택자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똑똑한 법인 투자자만 살아남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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