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이순신 장군' 현수막 철거…IOC "욱일기도 금지"
[서울=뉴시스] 한 일본 유튜버가 '논란의 현수막'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체육회는 지난 13일 개장한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해 한국 선수들이 머무는 층에 '신에게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걸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조선을 구한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패러디한 문구로, 도쿄올림픽에 대한 선수단 각오를 담은 재치있는 메시지로 화제가 됐다.
이순신 장군은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 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을 선조에게 올리고 명량대첩을 이끈 영웅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이를 정치적인 메시지로 해석해 '반일 현수막'이라고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일본 극우 정당에선 한국 거주동 앞에 전범기인 욱일기를 들고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사건이 커지자 IOC가 개입했다. 체육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IOC관계자가 대한민국 선수단 사무실을 방문해 현수막의 철거를 요청했으며, 이어 시선을 통해 "현수막에 인용된 문구는 전투에 참가하는 장군을 연상할 수 있음에 따라 '올림픽 현장 50조 위반'으로 철거해야 한다"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체육회는 즉시 IOC에 응원 현수막 문구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IOC는 모든 올림픽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에 대해서도 올림픽 헌장 50조 2항을 적용해 판단하기로 약속하고, 한국 선수단 숙소의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하기로 상호 합의했다.
IOC 올림픽 헌장 50조에는 경기장 등 어떤 장소에서건 올림픽 기간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고 명시돼 있다.
체육회는 "이번 협의에 따라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논쟁을 제기하지 않고, IOC는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 욱일기 전시 등을 금지해 정치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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