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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술교육대, 의대 증원 반발 속 '산업의과대학' 설립 추진

등록 2024.03.17 12:00:00수정 2024.03.17 12: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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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상 한기대 총장, 산업의대 설립추진 계획 발표

"산재환자 대응-산업의학 전문의 수요에 필요성↑"

근로복지공단 산재병원 활용…최소 비용으로 신설

"위치, 인원 등 세부 사안 검토 1년 정도 시간 필요"

의대 증원 추진 때 설립?…"무관…예전부터 계획돼"

[서울=뉴시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이 지난 14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기대 제2캠퍼스에서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과 워크숍을 갖고, 산업의과대학 설립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 제공) 2024.3.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이 지난 14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기대 제2캠퍼스에서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과 워크숍을 갖고, 산업의과대학 설립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 제공) 2024.3.17 [email protected]

[천안=뉴시스] 강지은 기자 =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한기대)가 '산업의과대학' 설립을 본격 추진한다.

의료계의 의대 정원 확대 반발에도 정부가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산재병원을 활용한 산업의학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해 국책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유길상 한기대 총장은 지난 14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기대 제2캠퍼스에서 고용부 출입기자단과 워크숍을 갖고, 이같은 산업의대 설립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의대가 없는 한기대에서 산업의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1년 문을 연 한기대는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실천공학기술자, 인적자원개발(HRD) 전문가 양성과 재직자 기술교육, 직업훈련기관 평가 등을 수행하며 국가 직업능력개발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

2022년 이후에는 산업 안전에 대한 관심 증가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 따라 산업안전정책 최고경영자과정, 산업안전공학과 신설 등 산업안전 분야 전문인력 양성으로 역할을 확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산재환자 대응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의학 전문의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기존 역할에 더해 산업의대 설립 검토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한기대의 설명이다.

실제로 2022년 발생한 산업재해자는 약 13만명이며, 산재 치명률은 근로자 10만명당 4.2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산재신청 건수도 42%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산재 등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필수진료 분야 공공의료인력 양성 확대에 국민적 요구가 증대되고 있음에도 1년에 배출되는 산업의학 전문의는 30명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한기대는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일 대전 대덕구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을 찾아 비상진료대책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4.03.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일 대전 대덕구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을 찾아 비상진료대책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4.03.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한기대는 고용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의 전국 10개 산재병원을 활용해 최소 비용으로 산업의대를 설립, 산업의학 전문의 양성과 산재환자 치료 및 재활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의대 신설 시에는 부속병원 건립 및 운영비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그러나 산재병원을 수련병원으로 활용하고, 일부 산재병원 의사를 임상교수로 임용할 경우 산업의대 설립 비용은 최소화될 것으로 한기대는 내다봤다.

여기에 첨단 공학 기술을 보유한 한기대와 민간 병원이 갖기 어려운 재활시설 인프라를 보유한 산재병원 간 협업으로 재활공학 시너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기대는 현재 이러한 방안을 근로복지공단과 검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총장은 "공단도 의과대학 없이는 산재병원의 안정적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오래 전부터 얘기해왔다"며 "병원 의료 인력을 확보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악화된 산재보험 재정 건전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위치와 인원 등 세부적인 사안을 검토하는 데에는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유 총장은 "산업의대를 제1캠퍼스, 제2캠퍼스에 설치할지, 아니면 산재병원에 있는 부지를 활용해 설치할지 등을 공단과 검토할 예정"이라며 "고용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도 함께 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산업의대 신설 추진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시점과 맞물린 만큼 왜곡된 시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 총장은 "1989년 한기대 설립 기본 계획을 보면 당시 '산업의학과' 신설이 명시된 바 있다"며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의료개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산업의대 신설을 통해 한기대의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며 "인재를 양성해 산재병원에 산업의학 전문의를 공급함으로써 국책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증진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에 이어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부터 집단 사직서를 내기로 결정한 가운데, 정부는 증원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 늘어나는 의대 정원 2000명을 전국 의대 40곳에 배정하기 위한 첫 회의를 지난 15일 열고, 본격적인 배분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달 중 정원 배정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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