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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SNS는 오늘도 외줄을 탄다

등록 2021.05.31 10:02:56수정 2021.05.31 11: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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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SNS로 각종 논란

신동빈 저격, 키움 저격

적극적인 SNS 행보에 상반된 평가 나와

'관종' 비판에 회사 리스크 확대 지적도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 친숙함 긍정적

[서울=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서울=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본인 의지로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하는 유일한 재벌 총수다. 정 부회장이 소셜미디어를 하는 방식은 평범하다. 가끔 신세계 계열사 홍보를 할 뿐 음식 사진을 올리고 운동하는 영상을 올리는 건 여느 계정과 다를 게 없다.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약 65만명으로 웬만한 대형 인플루언서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만 정 부회장의 소셜미디어 활동엔 상반된 평가가 뒤따른다. 잊을 만하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소셜미디어에 풀어놓기 때문이다. '재벌이라고 SNS 하지 말란 법 있냐'는 반응도 있지만, '괜한 논란으로 회사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인플루언서 정용진

최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 저격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 부회장은 지난 25일과 26일 인스타그램에 연달아 음식 사진을 올리며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멘트를 똑같이 달았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정 부회장이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천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쓴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 방명록을 두고 정치권에선 '아이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고맙다고 말하는 게 적절한 것이냐'는 비판이 있었다.

정 부회장이 28일 인스타그램에 소고기 사진과 함께 달아놓은 멘트 역시 일부 네티즌의 격한 비난을 받았다. 정 부회장은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했는데, 이번엔 이 발언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쓴 방명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정 부회장은 멘트를 "진짜 맛나게 먹었다 고맙다"로 수정했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즉각 신세계 유통·식음료 회사인 이마트·스타벅스 등을 불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용진의 SNS는 오늘도 외줄을 탄다


◇급발진하는 정용진

정 부회장이 소셜미디어에서 '급발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로야구팀 SSG랜더스 구단주인 그는 지난달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접속해 야구팬과 대화하면서, 키움히어로즈 구단을 향해 욕설을 하고 "발라버리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 부회장은 "과거 키움히어로즈가 넥센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넥센 측이) 나를 X무시하며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정도로 내몰았다"고 했다. 당시 각종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엔 "야구판이 더 재밌어졌다"는 반응과 "예의가 없어 보인다"는 반응이 모두 있었다.

정 부회장은 유통 부문 경쟁사인 롯데 신동빈 회장을 대놓고 저격하기도 했다. 지난달 신 회장이 6년 만에 롯데자이언츠 경기를 관람한 것을 두고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엔 샥스핀 음식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비판받았다. 정 부회장이 올린 이 음식은 신세계 계열 호텔인 조선팰리스에서 운영하는 중식당 더그레이트홍연에서 판매하는 제품이었다. 샥스핀은 잔인한 어획 방식 탓에 일부 국가에선 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관종 정용진?

이런 적극적인 소셜미디어 활동 탓에 정 부회장에겐 '관종'(관심종자)이라는 말이 항상 따라다닌다. 소셜미디어를 안 했으면 생기지 않은 논란을 자꾸만 만든다는 의미다.

일부 재계 관계자들은 정 부회장의 활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발언 하나 하나가 회사에 영향을 주는데, 그런 위험 부담을 안고 SNS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SNS로 본인 캐릭를 만드는 것 외에 회사에 어떤 이득을 가져다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관계자도 있다.

물론 정 부회장의 활동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은둔하며 조용한 경영 활동에 매진하는 대부분 재벌 2·3세들과 다르게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이 열정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유통 기업이라서 사람들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며 "정 부회장 행보는 신세계를 더 친숙하게 만들기 위한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인 것 같다"고 했다.

이마트 실적만 좋다면 정 부회장이 소셜미디어를 하는 게 큰 문제도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 5조8958억원, 영업이익 12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 13.1%, 154.4%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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