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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살인견' 들개에 밀려 사육장 근처 정착한 듯

등록 2021.06.01 05:00:00수정 2021.06.01 08: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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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센터 "포획당시 진드기 발견안돼, 사육장 등 마을 배회한듯"

평소 온순하지만 먹이주는 센터직원 공격해 제3자 인계 어려울듯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의 야산에서 50대 여성을 습격해 숨지게 한 지 30여분 만에 현장 주변에서 포획된 대형견. (사진=남양주소방서 제공)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의 야산에서 50대 여성을 습격해 숨지게 한 지 30여분 만에 현장 주변에서 포획된 대형견. (사진=남양주소방서 제공)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남양주시 야산에서 50대 여성을 물어 숨지게 한 대형견이 주변 들개들에게 밀려 산에서 내려온 뒤 개 사육장 인근에 정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남양주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2일 사고 현장에서 포획된 대형견을 남양주시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맡겨 보관하면서 현장검증 등 외부활동이 필요한 경우에만 이동을 허용하고 있다.

해당 대형견은 지난 22일 오후 3시25분께 남양주시 진건읍 야산 입구에서 50대 여성의 팔과 목 등을 물어 숨지게 한 뒤 인근 개 사육장 옆에 앉아 있다가 소방 관계자들에게 포획됐다.

경찰은 견주를 찾기 위해 두 차례나 사고견을 데리고 개 사육장과 인근 주택가를 돌며 반응을 살피고, 개 사육장 주인에 대해서는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까지 진행했으나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고견을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 보호센터 측은 이 개가 들개들과의 싸움에서 밀려 마을로 내려온 뒤 사고 장소 인근에서만 생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획 직후 유기견 보호센터로 옮겨졌을 당시 털에서 진드기가 거의 발견되지 않은 점과 그동안 거의 먹지 못해 체력이 떨어져 있었던 점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   

실제로 보호센터 입소 당시 사고견의 몸에서는 진드기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에 현장검증을 위해 나갔다온 뒤에 꽤 많은 진드기가 발견됐다.

털이 뭉쳐 삽살개처럼 보일 정도로 지저분했던 사고견이 들개 무리와 산속을 돌아다니며 생활했다면 포획 직후에 몸에서 진드기가 꽤 많이 나왔어야 정상이다.

남양주시 유기견 보호센터 관계자는 “그 크기의 개들은 정상적인 몸무게가 40㎏ 전후인데 포획 당시 24~25㎏이었던 이 개가 들개들과 싸움이 됐을 리가 없다”며 “들개들에게 밀려 마을로 내려온 뒤 계속 개 사육장 인근에서 다른 개들의 먹이를 훔쳐 먹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사고견이 유기 전 주인과 교감을 갖지 못하고 목줄에 묶인 채 사실상 방치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견은 발견 당시 목 부위 피부가 상당 부분 괴사하고 심한 염증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유기 후 성장 과정에서 목줄이 작아져 생긴 상처라기보다는 목줄이 작아진 상태에서 줄에 묶인 채 움직여 생긴 상처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유기 또는 탈출한 뒤 목줄이 작아지면서 피부가 괴사하고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사고견이 사람에게는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고 먹을 것에만 집착하는 점을 볼 때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성장 환경이 그런 만큼 사람을 친근한 대상이기 보다는 먹이를 주는 사람으로만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되고 있는 안락사 처리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실제로 외부에서의 온순한 모습과 달리 보호소에서는 먹을 것에 심하게 집착하면서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고, 얼마 전에는 먹이를 주는 관리직원을 공격하려 한 적도 있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현재 상태와 추가 사고 발생 위험, 책임 소재 문제를 볼 때 다른 사람에계 인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고견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종료되면 결정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26일 경기 남양주시 대형견 습격 사망사건 현장에서 동물 전문가가 사고견의 행동반경을 확인하고 있다. 이 대형견은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야산 입구에서 지인의 공장에 놀러온 50대 여성을 물어 숨지게 해 남양주시 유기견보호소에 격리돼 있다가 이날 경찰에 의해 현장으로 옮겨졌다. 2021.05.26. asake@newsis.com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26일 경기 남양주시 대형견 습격 사망사건 현장에서 동물 전문가가 사고견의 행동반경을 확인하고 있다. 이 대형견은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야산 입구에서 지인의 공장에 놀러온 50대 여성을 물어 숨지게 해 남양주시 유기견보호소에 격리돼 있다가 이날 경찰에 의해 현장으로 옮겨졌다. 2021.05.26.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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