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로 2차 추경 수정 불가피…손실보상‧방역강화 초점
12일부터 방역 강화 시행…국회 예결위 추경 심사 본격화
경영위기업종 피해 확대…여야 "집중 지원해야" 한목소리
대면 소비 촉진 재난지원금·캐시백 등 확산세 부추길수도
손실보상 현실화에 소비쿠폰 등 구조조정…방역예산 확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발표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12일부터 적용되는 4단계 사적 모임은 오후 6시 이후 2인까지만 허용된다. 2021.07.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코로나19 4차 대유행 기로에 서며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 적용으로 방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차 추경 사업 중 국민 생상지원금과 카드 캐시백 등 소비 진작 사업을 손보고,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자영업·소상공인 손실보상과 방역예산 보강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는 이번 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정부가 제출한 2차 추경안에 대한 심사에 돌입한다.
정부는 33조원 규모 2차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2차 추경에는 소득 하위 80%에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국민지원금(10조4000억원)과 카드 사용 증가분의 일정비율을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1조1000억원), 스포츠·영화·교통 신규 및 체육·문화 쿠폰 추가 발행(484억원) 등 하반기 경기 회복을 위한 소비 활성화에 쓰일 11조5500억원이 담겼다.
추경 본격 심사를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소득 하위 80%에 지원하는 정부안을 수정해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보편지원 쪽으로 수정이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4차 대유행이 우려되면서 12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4단계가 발령됐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24명으로 사흘 연속 1300명대를 기록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2021.07.11. [email protected]
소비 진작을 위한 국민지원금과 카드 캐시백, 소비쿠폰 등은 방역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지급 규모를 축소하거나 시기 등을 조정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구분할 것 없이 2차 추경 재원을 피해지원과 손실보상, 방역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회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의 상생지원금 10조4000억원을 피해 지원과 손실 보상으로 전면 전환할 각오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최고 단계 격상으로 직접적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자영업자 600만명,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460만명에게 더 많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SNS에 "당장 정부는 33조원의 2차 추경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소비 진작용 추경은 지금 상황에서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지역은 오후 6시 이후로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서 사실상 거의 모든 사적 모임이 제한된다. 그 동안 영업금지 또는 제한조치를 받는 경영위기 업종은 추가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59년 만에 한 해 4차례 추경을 편성했던 정부는 지난 3월 1차 추경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코로나19 발생 이후 6번째 추경을 마련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정부는 2차 추경안에 그 동안 생계에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업종별로 100만에서 최대 900만원 상당의 희망회복자금(3조2500억원)을 지급키로 했다. 손실보상법 법제화를 통해 7∼9월 3개월 간 월 2000억원씩 총 6000억원을 손실보상하는 방안도 담았다.
하지만 거리두기 강화로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피해보상을 확대하고, 손실보상 역시 보다 현실화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국민지원금이 대면 소비로 이어질 경우 코로나19 확산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따라서 국민지원금 1인당 한도를 낮추거나 지급 시기 등을 조정해 당장 피해가 불가피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보상을 현실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1조1000억원 상당의 카드 캐시백과 소비 쿠폰 발행 역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백신 보강에 집중된 4조4000억원의 방역 예산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당정청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방역 강화 조치에 따른 2차 추경 사업 수정 등을 집중 논의해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여야는 오는 14~15일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안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각 소관 상임위원회도 다음 주 중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심사·의결한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0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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