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태국 아내 영혼 고향으로"…참사 이주여성 남편의 소원(종합)

등록 2024.12.31 16:31:23수정 2024.12.31 19:48: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참사 당일 입국 앞둔 아내와 통화 끝으로 이별

빈소 지키는 남편 "유품도 모두 타 없어" 황망

나주시, 태국인 여성 남편 항공편 지원도 검토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31일 오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진 태국인 이주 여성의 빈소가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돼있다. 2024.12.31.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31일 오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진 태국인 이주 여성의 빈소가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돼있다. 2024.12.31. [email protected]


[광주·나주=뉴시스]이창우 김혜인 기자 = "(태국인) 아내 흔적 담아 처가를 찾고 싶어요."

31일 오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숨진 태국인 희생자 A(45·여)씨가 안치된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

부모님과 아들 등 고국에 가족이 있는 결혼 이주여성 A씨의 빈소에는 그의 한국인 남편 B씨만 자리를 지켰다.

B씨는 갑작스런 아내의 사망 소식에 경황이 없었던 듯 빈소 제단 촛불을 켜 놓는 것도 잊은 채 멍하니 허공만 바라봤다.

B씨는 영정사진 속 환하게 웃는 아내를 뒤로하고 이따금씩 씁쓸한 표정으로 조문객을 맞았다.

7년 전 일을 하러 한국에 온 A씨는 전남 나주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업인 B씨를 만나 5년 전 결혼했다.

A씨는 1년에 한 번씩은 고향을 찾았다.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남편과 태국 치앙마이를 여행한 뒤 고향을 찾았다.

A씨는 여행을 위해 입국을 미뤘고, B씨는 이달 중순 먼저 한국에 도착했다.

B씨에게는 사고 당일 입국을 앞둔 아내와의 마지막 통화 기록이 전부였다.

유품도 모두 현장에서 타버려 전해 받은 게 없었다고 전했다.

B씨는 건강상의 문제로 한국 빈소를 찾을 수 없는 처갓집 식구들을 대신해 "유골함을 들고 아내의 고향을 찾고 싶다"고 전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나주시는 윤병태 시장과 실국장 등이 조문과 함께 직원들이 조를 정해서 2일 발인식 날까지 순번제로 상주를 맡아 A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고 그녀의 영면을 기원하기로 했다.

또 남편 B씨가 아내의 유골함을 태국 고향에 안장할 수 있도록 왕복 항공편 지원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에 동체 비상착륙 도중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가운데 태국 국적의 나주에 거주지를 둔 결혼 이주여성 A씨가 포함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