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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러시아 동맹 아르메니아, 미국과 합동군사훈련

등록 2023.09.12 10:06:06수정 2023.09.12 1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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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르노-카라바흐 두고 아제르바이잔과 분쟁

러가 휴전협정 중재했으나 지켜지지 않아 불만

WSJ “러 우크라 침공 뒤 지정학 질서 변화 반영"

[스테파나케르트=AP/뉴시스]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을 중재한 러시아가 평화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해온 아르메니아가 11일 미군과 합동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사진은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전격 점령한 아제르바이잔군 발사 로켓포탄이 무덤에 박혀 있는 모습. 2023.09.12.

[스테파나케르트=AP/뉴시스]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을 중재한 러시아가 평화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해온 아르메니아가 11일 미군과 합동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사진은 2020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전격 점령한 아제르바이잔군 발사 로켓포탄이 무덤에 박혀 있는 모습. 2023.09.1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200년 이상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러시아 남부 접경 소국 아르메니아가 11일(현지시간)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합동군사훈련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생한 지정학 질서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지적했다.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 외곽에서 미 유럽 및 아프리카 사령부 소속 군인 85명이 아르메니아 군인 175명과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

아르메니아는 소련 붕괴 뒤에도 러시아의 중요한 안보 파트너로서 러시아 군사 기지 몇 곳을 유지해 왔다. 또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맞서기 위해 조직한 구소련 공화국으로 구성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회원국이다.

CSTO 회원국이나 올해 훈련 주최 거부하고 훈련에도 불참

그러나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로 갈수록 러시아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올해 초 니콜 파시냔 총리는 아르메니아에서 올해 CSTO 합동 훈련이 열릴 것이라는 러시아의 발표를 부인했다. 결국 훈련은 이달 들어 벨라루스에서 열렸으나 아르메니아는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아르메니아는 예전에도 나토군과 합동 훈련을 한 적이 있다.

지난 주 러시아 대통령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이 합동군사훈련에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은 합동훈련이 평화유지 작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메니아는 인접 아제르바이잔과 긴장이 고조돼 왔으며 러시아가 중재한 휴전협정을 러시아가 보장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품어왔다.

아르메니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과 30년 동안 분쟁을 겪어온 나고르노-카바라흐 지역의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다.

아제르바이잔 점령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은 아르메니아계

1990년대 아제르바이잔에서 독립한 이 지역은 12만 주민 가운데 아르메니아 주민이 압도적으로 많은 곳이다.

2020년 아르메니아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아제르바이잔이 점령한 상태다. 당시 러시아가 휴전을 중재하면서 폭력을 끝내고 라친 회랑을 통한 식품, 연료, 의약품 지원을 보장키로 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이 사실상 라친 회랑을 봉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달 유엔이 아제르바이잔이 봉쇄를 풀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무기 유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르메니아는 무기 수송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아제르바이잔이 지난주 이 지역과 아르메니아 접경지 주둔 병력을 늘리자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가 상황을 악화한다고 비난했다.

러 자극않으려 조심하지만 러는 신경질 반응

2008년 조지아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지켜본 아르메니아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러시아와 결별하지 않는 등 조심해왔다. 그러나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의 친서방 행보를 비판하면서 “인접국의 불손한 행위”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왔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주 아르메니아 당국자들의 반러 발언이 늘어난다면서 아르메니아 대사를 불러 항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르메니아와 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커지면서 미국이 갈수록 더 많이 개입하고 있다. 미국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인도적 참상을 비난하면서 아제르바이잔이 라친 회랑을 열도록 촉구해 왔다.

미국은 지난해 양국간 군사 충돌을 중재하기도 했다. 앤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올들어 파시냔 총리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와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미국이 아르메니아와 협상을 중재하는 자격이 없는 것으로 우려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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