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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트램 1호선 최우선 과제는?…공업탑R 평면화 필수[신년기획]

등록 2025.01.02 08:00:00수정 2025.01.02 10: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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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공업탑R 교통사고 1위…트램 도입시 혼란 극심

평면교차로 전환 불가피…공업탑 이전 논의 본격화

전문가들, '역사적 상징성' 고려 보존 필요성 입모아

울산시 "도로혼잡 등 문제 해결 위해 공사 추진 만전"

[울산=뉴시스] 울산 도시철도 1호선 트램 조감도.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울산 도시철도 1호선 트램 조감도.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 도심을 질주하는 도시철도 1호선 트램. 태화강역부터 삼산로, 공업탑 로터리, 문수로, 대학로를 지나 신복교차로까지 이어진다. 기존 도로 위에 철로가 건설되는 만큼 파생되는 문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우선 시 해결돼야 할 과제는 공업탑 로터리의 교통체계 개선이다. 현 로터리 체계를 유지한 채 트램이 도입되면 교통혼잡이 극심해지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면교차로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교통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산업수도 울산의 랜드마크인 공업탑의 문화 상징성도 고려돼야 한다. 이에 울산시는 공업탑 교통체계 개선과 시설물 존치 여부 등에 대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

◇악명 높은 '교통지옥' 공업탑 로터리

지난달 31일 오후 7시께 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 로터리는 서로 빠져나가려는 차들로 뒤엉켜 있었다. 도로에 시내버스까지 합류하면서 차선 한번 바꾸기도 쉽지 않았다. 한 운전자는 창문을 내려 다른 차량에 '끼워달라'는 수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공업탑 로터리에서 생긴 정체는 연결된 도로는 물론 인근 간선도로까지 영향을 미쳤다.
공업탑 로터리는 문수로·삼산로·봉월로·두왕로·수암로 등 울산 시내 5개 주요도로가 합류하는 지점이다. 공업탑이 있는 교통섬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4개 차선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진출입로를 나가는 구조다. 통행량이 워낙 많은 탓에 운전이 어렵기로 악명 높은 구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초보 운전자와 초행길 운전자는 제때 차선을 변경하지 못해 로터리를 몇 번씩 돌 때도 많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 공업탑 로터리 아침 첨두시간 드론 촬영 모습. (사진=울산시 제공) 2025.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 공업탑 로터리 아침 첨두시간 드론 촬영 모습. (사진=울산시 제공) 2025.0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공업탑 로터리에선 최근 3년간(2021∼2023년) 교통사고 152건이 발생했으며 이 중 87%(132건)가 진입 회전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3년간 공업탑 로터리에서 발생한 보험금을 노린 고의 교통사고는 총 43건으로 전국 교차로 중 1위였다. 특히 단일 지역에서 발생한 고의 교통사고 건수는 15건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공업탑 로터리가 트램 1호선 노선에 포함되면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트램 1호선은 출·퇴근 시간에 10분마다, 그 외에 15분 마다 공업탑 로터리를 지나게 된다. 현 로터리 체계를 유지하면 트램이 지날 때 차량이 공업탑을 빠져나가는 시간은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린다. 또한 로터리 내부 대기 공간 감소, 신호 혼란, 차량 간 엇갈림 심화로 교통체증과 사고 발생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트램 통과 시 모든 접근로에서 적색신호(All Red)를 운영해야 하는데, 이 같은 경우 교통 지체도(차량이 특정 구간을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가 전체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 공업탑 로터리 평면교차로 개선(안). (사진=울산시 제공) 2025.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 공업탑 로터리 평면교차로 개선(안). (사진=울산시 제공) 2025.0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업탑 로터리, 평면교차로 전환 '가닥'

울산시는 본격적인 트램 공사를 앞두고 공업탑 로터리의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공업탑 로터리의 평면화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도시철도 1호선 건설 대비 사전 교통체계 효율화 방안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에 따르면 현재 공업탑 로터리에는 오전 첨두시간(이용객이 가장 많은 시간·8~9시) 약 6300대, 오후 첨두시간(6~7시) 약 3500대의 차량이 통행한다. 또한 트램이 로터리 내부를 통과하면 삼산로·문수로 방향 각 2개 차로와 로터리 내부 2개 지점의 대기공간이 잠식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공업탑 로터리를 통과하는 차량의 지체도가 전체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울산시는 향후 공업탑 로터리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평면교차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평면교차로 개선안을 적용하면 퇴근 시간대(오후 6∼7시) 차량지체도는 기존 1대당 246.2초에서 173.8초로 약 2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제 2공업탑인 신복로터리의 경우 교차로로 전환된 이후 교통정체가 한층 해소됐다. 울산시 분석에 따르면 신복교차로는 평면화 100일 만에 통행속도는 출근 시 11km/h에서 18.3km/h 로 66.4% 증가했다. 퇴근 시에는  9.5km/h에서 16.7km/h로 75.8% 올랐다. 차량 대기길이는 출근 시 300.4m에서 118.2m로 60.7% 감소했다. 퇴근 시에는  274.8m에서 126.4m로 54.4% 줄었다.
다만 공업탑 로터리의 평면교차로 전환은 교통적인 측면뿐 아니라, 산업수도 울산의 상징인 공업탑이라는 문화 상징성도 고려돼야 한다. 공업탑은 대한민국의 산업수도 울산의 상징이자, 울산 하면 떠오르는 대표 건축물이다. 1967년 4월 건립된 공업탑은 1962년 조성한 울산공업센터를 기념하고 정부의 경제개발계획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높이 25m 탑 위에는 월계수 잎과 톱니바퀴로 장식된 지구본이 있고, 탑 앞뒤로는 남성군상과 여성상이 있다. 탑 아래에는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과 지정선언문, 건립 취지문 등이 새겨져 있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시는 지난달 5일 '공업탑의 상징성과 로터리 교통체계 개선'을 주제로 울산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시민, 시의회, 경찰, 학계, 유관기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교통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울산시 제공) 2025.01.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울산시는 지난달 5일 '공업탑의 상징성과 로터리 교통체계 개선'을 주제로 울산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시민, 시의회, 경찰, 학계, 유관기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교통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울산시 제공) 2025.01.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산업화 상징 공업탑 '철거 vs 보존' 기로

교통체증의 이유로 공업탑 로터리의 평면교차로 전환에 의견이 모아졌다. 문제는 공업탑의 존치 여부다. 철거를 하면 하면 간단하지만 울산의 랜드마크인 만큼 옮겨서 보존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공업탑을 옮길 적절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고, 비용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울산시는 지난달 공업탑의 상징성 등을 주제로 교통토론회를 열어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수렴했다. 포럼에서는 시민들이 역사적 상징성을 체감할 수 있는 장소로 공업탑을 이전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주제 발표에 나선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장은 "공업탑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직접 보고 만지는 현장성이 중요하다"며 "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다만 그 방법과 절차, 이전 장소에 대해서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전 장소로는 태화강역 광장, 울산대공원, 울산박물관 등이 언급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공업탑의 상징적 가치와 교통체계 효율성을 모두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1976년도 울산 공업탑 로터리 전경. (사진=울산사진DB) 2025.01.01.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1976년도 울산 공업탑 로터리 전경. (사진=울산사진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교통혼잡부터 안전성까지 트램 도입까지 과제 산적  

트램 공사가 본격화되면 보도·차로 축소, 이로 인한 교통 혼잡과 시민 불편 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삼산로와 문수로 등 통행량이 집중된 주요 간선도로에 트램을 설치하는 만큼 공사 시 민원 등도 예상된다. 또 기존 차로 수를 유지하기 위해 차로 폭을 3.5m에서 3.0m로 조정하고, 보도 폭도 소폭(0.25~2.56m) 축소돼 보행 환경 불편이 우려된다. 우리나라 최초로 수소를 연료로 하는 트램인 만큼 안전성 문제도 있다.
이에 울산시는 주민공청회, 교통체계 개선 용역 등을 통해 대책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착수한 트램 1호선 건설대비 사전 교통체계 효율화 방안 수립 용역은 이달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용역은 교차로 서비스 분석, 우회도로 선정, 회전규제 지점 파악 및 대책을 포함하고 있다. 준공 후 최적의 도로 운영계획과 교차로 개선, 트램 통과 방안을 분석하고, 주 간선도로 트램 건설 홍보계획도 수립된다. 울산시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교통영향 최소화를 위한 비용을 산출해 공사 중 교통문제를 사전 대처하고, 향후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트램 도입과 관련해 많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도로 혼잡에 대한 우려도 클 것"이라며 "수소 트램이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대중교통 혁신을 이끌고 울산의 새로운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공사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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