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론 커지는 '조류충돌 원인설'…미국서 한해 1~2만건 수준(종합)
일본서도도 작년 1499건…"빈번하게 발생"
대형 사고 사례도 있어…원인 두고 의견 분분
[무안=뉴시스] 이영환 기자 =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장병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예진 김난영 기자 =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을 두고 각계 의견이 분분하다. 정확한 원인 파악에는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인데, 유력 거론되는 '조류 충돌' 자체는 비교적 흔한 일이다.
2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은 미국에서는 한 해 1만~2만 건 수준으로 일어난다. 2023년 기준 미국 713개 공항에서 보고된 조류 충돌 건수는 1만9400건에 달했다.
같은 해 외국 공항에서 벌어진 미국 항공기의 조류 충돌 사례도 적지 않다. 55개 국가에서 236건에 달했다고 한다. 대부분은 피해가 없거나 경미한 정도에 그쳐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조류 충돌이 일본 공항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중대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일본 국토교통성도 지난해 자국 공항에서 벌어진 조류 충돌 건수가 1499건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2019년까지 매년 1400~2000건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이착륙 건수가 감소하며 1000건 안팎까지 줄었다가, 최근 다시 약 1400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발생률은 공항마다 다르다. 하네다(羽田) 공항에서는 지난해 항공기 이착륙 1만건 당 2.6회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물론 중대한 사고 사례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중대 조류 충돌 사고는 이른바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2009년 US에어웨이스 사고다. 당시 사고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지만, 기장과 승무원, 승객의 단합 대응으로 모두가 생존했다.
해당 사고는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한 노스캐롤라이나행 항공기가 기러기 무리와 충돌하며 발생했다. 충돌로 기체는 엔진 2기의 동력을 잃었고, 체슬리 슐렌버거 기장의 조종으로 맨해튼 인근 허드슨강에 불시착했다.
1995년에는 알래스카 앵커리지 인근 엘먼도프 공군 기지에서 캐나다 기러기가 공군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역시 기체 엔진이 동력을 잃으면서 추락했고, 캐나다·미국 항공병 24명이 숨졌다.
이보다 앞선 1988년에는 에티오피아 북부 바히르다르 공항에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이륙 중 비둘기떼와 충돌, 공항 근처에 불시착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104명의 승객 중 35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이밖에 1960년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서 이스턴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찌르레기떼와 충돌한 사고가 있다. 이 사고는 탑승자 72명 중 62명의 사망자를 냈고, 조류 충돌에 대한 항공 규제 당국의 주의를 일깨웠다.
[무안=뉴시스] 이영환 기자 =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0. [email protected]
조류 충돌 사례 가운데에는 벌레 등 먹이를 찾아 여객기 활주로 가까이 내려오는 새들과 여객기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일본 공항들은 공포탄 등 큰 소리를 새를 쫓는 '버드 패트롤'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해 자국에서 일어난 조류 충돌 가운데 30%가 착륙 활주 중, 20%는 이륙 활주 중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체 손상 부분은 엔진·프로펠러가 30%, 선두부가 30% 가까이, 날개가 20%였다.
다만 이번 제주항공 사고를 두고는 아직 조류충돌 등으로 원인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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