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제주항공, '통합 LCC' 대응안은…업계 재편 불가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국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역대 최대 화물 실적을 올리며 줄어든 여객 매출을 상쇄했지만, 여객 사업 중심의 LCC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주기장에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2022.03.25. [email protected]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합병 과정을 마무리하면 향후 산하 LCC 역시 통합하는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통합 LCC가 출범하면 큰 폭의 업계 재편이 예상된다.
현재 LCC 1위는 제주항공이고,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2~3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되면 규모와 매출 면에서 모두 통합 LCC가 제주항공을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선다.
통합 LCC 3사의 지난해 총 매출은 2조4785억원으로 제주항공(1조7240억원)보다 7000억원 이상 많다. 보유한 항공기 수도 58대로 42대의 제주항공을 앞지른다.
제주항공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인도네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6시간 내외의 중거리 노선 확보에 공을 들였다. 더 나아가 제주항공 역시 대응할 만한 경쟁력과 규모 확보를 위해 국내 LCC를 대상으로 한 인수 합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 7월 CEO 메시지를 통해 "항공산업 구조변화와 관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사모펀드가 투자한 항공사들은 언젠간 매각 대상이 될 것이고,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하다"며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장에선 이스타항공이 높은 가능성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2021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극복하고 정상화에 성공했다. 매물로 나온다면 제주항공이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호텔·리조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대명소노그룹의 LCC 진출 가능성도 업계 재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현재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회사 측은 경영권 확보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에선 시점의 문제일 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한편, 통합 LCC 합병 과정이 수월하지 않은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어부산 합병을 두고 부산 지역사회의 반발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부산 지역 기업은 에어부산의 지분을 16.15%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부산이 통합 LCC로 합쳐질 경우, 거점 공항이 인천국제공항으로 변경돼 부산시로선 거점 항공사를 잃게 된다.
대한항공은 "LCC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단규모 확대와 원가경쟁력 확보가 필수임에 따라 3사 통합운영이 바람직하다"며 "통합 LCC 출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및 계획은 3사가 상호 협의해 수립 및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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