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학 교수 "바퀴에 무언가 끼여 나오지 않았을 수도"
[무안=뉴시스] 이영환 기자 =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4.12.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관련 전문가인 최기영 인하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조류 충돌로 인해 기체 불능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30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과의 인터뷰에서 최 교수는 "새 떼와 만나는 경우가 간혹 생기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비도 일부 한다. 그럼에도 새 떼가 기체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고 그러면 기체에 큰 파손이 생긴다"며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새 떼를 컨트롤 할 수는 없기에 되도록 새 떼가 나는 지역은 비행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에도 그런 경고가 사전에 내려졌다고 하는데 아마 대비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조류 충돌 자체가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일어나지 않는 일도 아니라서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며 "조류 충돌은 조류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서 엔진이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럴 때 두 엔진이 동시에 조류 충돌로 멈추는 경우는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참사도 하나의 엔진이 조류 충돌에 의해서 불능 상태에 빠지고 다른 하나는 그 순간까지 고장이 없었지 않나 추정된다"면서도 "하지만 만약에 그런 상태가 지속됐다고 하면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새 떼 무리가 매우 컸다고 하니까 두 엔진에 동시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면 처음 착륙에 실패하고 복행하는 중에 두 번째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무리가 생겨 불능 상태에 들어갔나 조심스럽게 추정해 본다"고 밝혔다.
이어 "엔진이 고장 나도 조종석에서 랜딩 기어를 레버로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바퀴에 무언가 끼어서 내려오지 않았을 수 있다"라며 "두 번째 착륙하는 과정은 급하게 내려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기장과 부기장이 바퀴를 내리는 것보다 먼저 긴급 대응한 것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진행자가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에 관해 묻자, 최 교수는 "인천공항 활주로가 4㎞고 더 긴 것은 맞지만, 무안공항 활주로가 더 길었어야 한다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 그러면 경제성 때문에 공항을 지을 수 없다"며 "활주로 길이는 국제 표준으로 정해져 있기에 사후에 가정해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또 최 교수는 블랙박스 비행 기록 장치 등을 수거해 "어떤 상황이고 어떤 기기들이 작동하고 어떤 기기들이 작동하지 않았나 살펴봐야 한다"면서 "조사를 하는 것은 책임을 가려내는 것도 있지만 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큰 목적이다. 그런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동일한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해야 했을지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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