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예약 분산, 효과 있을까…"수요조사 후 일괄 배정도 고려해봐야"
추진단, 53~54세 19일, 50~52세 20일 분산 예약
다수 접속자 몰려 발생하는 예약 지연 방지 차원
18~49세 예약 문제 제기…"부하 분산·5부제 검토"
"백신 도입 불안·접종 선호로 접속 몰림 여전할 듯"
'접종 수요조사→도입 백신 배정→일정 안내' 제안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5세~59세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이 재개된 지난 14일 오후 한 시민이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시스템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 이날 20시 재개된 55세~59세 연령층과 60세~74세 고령층 중 사전예약 후 미접종자 예약은 24일 18시까지 진행된다. 2021.07.14. [email protected]
예약 분산 방식으로 접속이 몰리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 한 '몰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당국이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을 확실히 한 후 나이순으로 수요 조사를 거쳐 접종 일정을 배정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50~54세(1967~1971년 출생) 390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모더나 백신 접종 사전예약은 이달 19일부터 나이순으로 순차적으로 분산해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53~54세(1967~1968년 출생)는 19일 오후 8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예약한다. 이어 50~52세(1969~1971년 출생)는 20일 오후 8시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21일 오후 8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진 모든 연령대가 추가로 예약할 수 있다.
이 같은 분산 예약은 앞서 12일과 14일에 열린 55~59세 접종 사전예약 때처럼 다수 접속자가 몰려 시스템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 나왔다.12일엔 사전예약 개시 이후 한때 80만명이 몰려 1시간 이상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14일에도 오후 8시에 신청자 다수가 몰리면서 1시간가량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에 추진단은 예약 대상자 자체를 줄여서 접속량을 분산하는 분산 예약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와 함께 다중접속제어솔루션(넷퍼넬)을 설치해 운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네트워크 부하를 분산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특히 2200만명에 달하는 18~49세 사전예약 시엔 지난해 공적 마스크 판매처럼 요일별로 예약하는 '5부제' 등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산 예약으로 사전예약 접속이 몰리는 현상을 일부 줄일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분산 예약을 하더라도 모더나 백신 선호와 백신 도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여전히 몰림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 예약 때와 달리 모더나 예약에 다수가 몰릴 것이라는 건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70~74세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사전예약을 시작한 5월6일에는 전체 대상자 213만7000명 중 11.5%가 넘는 24만6000명이 예약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접수자는 12만8000명으로, 전체 대상자 중 6%가량이다.
이와 달리 55~59세 사전예약 첫날인 12일에는 15시간30분 만에 185만명 예약이 끝났다. 14일에는 오후 8시 이후부터 3시간여 만에 39만명 이상이 예약을 끝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분산 예약으로 한 번에 다수가 몰리는 현상이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백신 물량 도입이 확실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선 당연히 너도나도 몰릴 것"이라며 "젊은 층도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빨리 접종하려고 예약에 몰릴 것이다. 18~49세 예약 때는 더 큰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서울=뉴시스] 사전예약이 조기 마감돼 아직 백신 접종을 신청하지 못한 55~59세는 14일 오후 8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 추가 예약이 재개된다. 50~54세는 희망자가 몰리는 일이 없도록 53~54세가 19일 오후 8시부터, 50~52세는 20일 오후 8시부터 순차 진행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이달부터 '보다 안전하고 효능이 좋다고 인식되는' 모더나·화이자 백신이 집중적으로 도입되는 만큼 원활하지 않은 사전예약 시스템 대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50세 이상부터 가능해 49세 이하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를 접종할 수밖에 없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김 교수는 "주민등록번호 순으로 접종 수요를 조사한 뒤에 백신이 확보된 대로 배정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백신이 도입되면 수요에 맞게 각 지역 접종센터나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접종 일정을 개인별로 안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천 교수도 "물량이 많으면 독감 백신처럼 아무 의료기관에 접종을 예약하거나 바로 방문해 접종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상황이 다르다"면서도 "지금처럼 인터넷 예약을 통해 전 국민이 선착순과 비슷하게 예약하는 방법이 나을 순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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