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81번 나오는 정진상 공소장…정치적 '공동체'서 '동지'로(종합)
'이재명 선거 앞둬' 영장엔 없던 배경 설명
공소장에는 담겨, 총 81회 '李' 언급되기도
"지선 앞두고 '형수 욕설 옹호' 댓글 작업도"
정진상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 혐의 부인
檢 "구속영장 때와 수사 결과 달라진 건 없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책조정실장이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 실장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고 있다. 2022.11.18. [email protected]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정 전 실장 공소장에 '이 사건 배경사실' 부분에서 '이 대표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재직기간 중 자신에게 결재 상신된 보고서나 문건 등은 사전에 모두 정 전 실장의 검토를 거치도록 하였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김만배(화천대유자산관리 실소유주)씨나 남욱 변호사 등 민간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금품 등을 수수했다는 식으로 혐의를 구성했는데, 이 대표가 이를 알았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을 '정치적 동지'로 표현한 검찰은 공소장에 정 전 실장이 이 대표의 선거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한 상태로 남 변호사 등에게 특혜를 제공한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공소장에는 2013년 7월 무렵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 등과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을 같이 추진하면 이 대표 시장 재선을 위한 선거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정 전 실장에게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는 지난달 정 전 실장 관련 압수수색 영장에는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던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해 2월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대장동 개발 수익 약 428억원을 약속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 대표가 참여하는 더불어민주당 20대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있었던 정 전 실장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 역시 압수수색 영장에는 담기지 않았던 상황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권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마친 후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2.12.20. [email protected]
실제로 공소장에 담긴 '정치적 동지'라는 표현은 영장에는 '정치적 공동체'로 표현됐었다. 검찰이 이를 이 대표가 직접 언급한 바 있는 '정치적 공동체'라는 표현으로 대체했지만, 두 단어 사이 의미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소장에는 대장동 일당이 이 대표의 선거운동을 도운 내용도 구체적으로 포함됐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가 친형과 형수에게 욕설을 한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이 유포되자,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 등을 시켜 이를 옹호하는 '댓글 작업'을 지시했다는 식이다. '이 대표 상대 후보의 동생이 '형수 욕설' 관련 불법 파일을 유포해 검찰에 송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도 했다.
표지 포함 32쪽 분량의 정 전 실장 공소장에는 총 81회 이 대표가 언급됐다. 피고인의 지위 설명 부분 외에도 구체적인 혐의 배경 사실에 이 대표가 언급되기도 한다. 검찰의 이 대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 전 실장이 기소되자 "어디 한 번 또 탈탈 털어보라"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정 전 실장 기소에 대해서도 "정치검찰이 이미 정해진 수순에 따라 낸 결론이라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했다.
정 전 실장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 등 일부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반발한. 최근 구속기소된 정 전 실장은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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