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대 비행교육원 원장 "기계적 결함 아닐 수도 있어"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29일 오전 전남 무안공항에서 소방 당국이 착륙 도중 충돌로 추정되는 사고가 난 여객기 주변 화재 현장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4.12.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외벽을 정면충돌한 뒤 폭발, 탑승자 179명이 사망하고 단 2명 만이 생존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한 전문가는 수동으로도 착륙 장치를 내리지 못한 것을 핵심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인규 항공대 비행교육원 원장은 이번 사고 영상을 보며 "저 정도 고도라면 이미 랜딩 기어는 나와 있어야 한다"며 "어떤 사유로 복행을 했기 때문에 (랜딩 기어가 나오지 않았다) 그 사유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김 원장은 조류 충돌에 관해선 "공항 당국에서 당시 조류 충돌 경보를 냈고 워낙 무안 공항이 조류 활동이 빈번한 곳이라 조류 충돌 가능성은 높다"며 "큰 새가 엔진으로 직접 들어갔을 때는 이번 사고처럼 크게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진행자가 "조류 충돌로 인해 엔진 한쪽이 고장 나도 다른 쪽 엔진으로 구동하면서 랜딩 기어를 펴고 착륙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김 원장은 "나도 사실 그 부분이 계속 의아하다"며 "동력, 유압이라고 하는 부분은 한쪽 엔진이 나가도 다른 쪽으로 백업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므로 기계적이거나 시스템적인 결함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고민해 본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랜딩 기어를 수동으로 내릴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안 하거나 못하고 급히 내렸다는 부분에서 이 상황이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고 했다.
진행자가 "그래서 한쪽 엔진에 문제가 생겨 유독 가스가 기내로 들어갔을 가능성, 엔진 불꽃을 보고 공중 폭발을 우려해 동체 착륙을 서둘렀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하자 김 원장은 "다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해당 비행기가 정확히 활주로 중앙선에 착륙하는 걸 보면 급박하게 조종실 내 연기나 유독 가스가 차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결국 왜 랜딩 기어를 못 내렸는가를 핵심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가정이지만, 안정적으로 착륙하는 걸 보면 수동 장치를 내릴 시간이 있었다고 볼 수 있었는데 수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인지 혹은 조종사가 공황에 빠져 잘못 판단한 것인지 등등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원장은 활주로의 길이에 묻는 말에 "무안 공항 활주로 2.8㎞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 다만 활주로 끝에 있는 둔덕이 없었다면 사고나 폭발이 덜 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둔덕에 비행기 수평 방향 안내를 돕는 안테나인 로컬라이저를 설치해 놨는데, 보통은 평지에 있다. 어느 공항에서도 이런 둔덕을 본 적은 없다"며 "이것도 가정이지만 저 둔덕이 없었다면 항공기는 지금보다 좀 더 온전한 상태로 남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돌아가신 분들한테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는 게 참 굉장히 조심스럽다"며 "이 사고를 계기로 조사를 너무 여론에 휘말리지 않고 차분하게 단계적으로 조사해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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