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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은 합판에 담배 넣어 밀수출…法 판단은?[죄와벌]

등록 2023.12.24 09:00:00수정 2023.12.24 09: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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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등과 공모해 합판 수출 위장회사 설립

구멍 뚫는 등 합판 자체 제작 후 담배 은닉

부산세관에 합판 수출한다고 허위 신고해

합판에 숨겨 담배 40여만갑 호주로 밀수출

2주 후 범행하다 수출화물검사에서 덜미

[서울=뉴시스] 사진은 법원 마크. 2023.12.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은 법원 마크. 2023.12.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합판을 수출한다고 허위로 신고한 뒤 자체 제작한 합판에 담배를 넣어 밀수출한 A씨. 1심 법원은 어떤 형량을 내렸을까?

A씨는 지난해 1월께 영국산 담배 등을 합판 속에 숨겨 이를 호주로 밀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후 고향 후배 B씨를 불렀다.

그는 B씨에게 합판을 수출할 위장회사를 만들도록 지시했고, B씨는 그 지시에 따라 또 다른 2명과 위장회사 설립 및 합판 제작·운송, 담배 은닉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B씨 등은 약 12㎜의 합판 2장을 붙인 합판 보드를 구매한 뒤 사각형 모양의 구멍을 파냈고 그 아랫면에 3㎜ 상당의 합판을 또 붙이는 방식으로 합판을 제작했다.

그리고 그 안에 담배를 넣었는데, 내부가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합판보드 윗면에 약 3㎜의 합판을 재차 붙였다.

범행 준비를 끝마친 A씨 일당은 지난해 11월10일 부산 중구에 있는 부산본부세관으로 향했다.

A씨는 담배 4만8000갑(시가 2억1600만원)을 넣어간 합판 보드를 마치 합판 제품인 것처럼 수출신고를 했고, 세관 직원들을 속여 결국 밀수출에 성공했다.

관세법에 따르면, A씨가 한 행위는 위법 행위다. 관세법 241조는 물품을 수출하려면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등을 세관장에게 신고해야 하며 해당 수출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해 수출해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한 번의 범행에 그치지 않았다. 같은 방식으로 그해 12월16일까지 약 한 달간 총 6차례에 걸쳐 담배 40만6720갑(시가 18억3024만0000원)을 호주로 밀수출했다.

범행이 들키지 않자 A씨는 약 2주 후 재차 범행을 이어갔는데, 결국 수출화물검사 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

그는 같은 해 12월27일부터 이듬해인 올해 1월6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담배 8만7040갑(시가 3억9168만원)을 호주로 밀수출하려고 했고, 검사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에게 적발된 것이다.

조사 결과 A씨는 당시 밀수입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었고 도피 생활을 하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심리한 부산지법 형사10단독 김병진 판사는 지난달 13일 관세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밀수출 행위는 국가의 관세부과·징수권을 침해하고 수출품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등 무역 질서 기조를 훼손하는 범죄로 그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라며 "밀수출하거나 밀수출하려고 한 담배의 규모가 엄청났고, A씨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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